SNE리서치 “작년 11월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10.7GWh, 전년대비 23.4% 줄었어”
유럽 전기차 시장 성장 등 기대되며 국내 배터리 업계 주가는 파란 불 켜져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최근 주춤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업계는 올해 유럽 등에서 시장 성장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배터리 관련 주가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최근 주춤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업계는 올해 유럽 등에서 시장 성장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배터리 관련 주가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이 지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유럽이 5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성장에 대한 지속적인 기대를 이어가고 있다.

15일 에너지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1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의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10.7GWh로 전년 동월 대비 23.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한 수치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

반면 국내 증권시장에서는 정반대의 분위기를 보인다. 올해 세계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관망되면서 삼성SDI가 장중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배터리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 中·美서 지속 하락세…유럽은 대폭 성장=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의 사용량이 전년대비 33.1% 급감한 6.3GWh에 그쳤다. 정부 보조금 축소와 경기침체 확산 등 요인이 지속되며 현지 전기차 판매 침체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미국도 30.1% 급감한 1.7GWh 수준에 머물렀다. 경기 침체 등의 여파 속에서 테슬라를 필두로 순수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판매가 급감했다는 게 SNE리서치 측의 설명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부진에도 유럽은 50%의 급성장세를 시현해 미국을 넘어 호조세를 보였다. 지난해 11월 기준 총 2.1GWh 규모의 배터리 사용량을 보이며 전년 대비 53.6% 성장했다.

전기차 유형별로 들여다봤을 때 글로벌 하이브리드 전기차(HEV) 배터리 사용량은 0.3GWh로 1.4% 증가하며 보합세를 보였다. 반면 BEV는 9.8GWh, PHEV는 0.6GWh로 각각 22.9%, 37.2% 대폭 줄었다.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BEV와 PHEV 판매량이 크게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SNE리서치의 분석이다.

다만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99.9GWh로 전년 동기 대비 24.7% 증가했다. 1월부터 7월까지 급성장세가 최근 4개월간의 감소폭을 상쇄시켰기 때문이다. 다만 2019년 연간 누적 증가폭은 그동안 월별 추이로 볼 때 다소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SNE리서치는 전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최근 중국과 미국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 추세에 우려와 불안감이 만연하다. 국내 업계도 이런 흐름에 적극 대응해 경쟁력 배양에 힘쓰며 시장 전략을 재정비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상승세 기대…배터리 업계 증권시장서 강세=14일 삼성SDI는 전 거래일 대비 2.51% 오른 26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삼성SDI는 27만4500원까지 올라 장중 52주 신고가도 기록했다.

LG화학은 장중 34만3000원(3.16%)까지 올랐다가 차익 매물이 나오며 0.30% 오른 33만3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이노베이션도 1.09% 올랐다.

올해 하반기 세계 전기차 시장의 회복 전망에 따라 배터리 메이커들의 주가가 이에 선행해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증권가는 분석하고 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삼성SDI를 분석한 보고서에서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80% 증가한 8222억원으로 가파른 성장세가 재개될 전망”이라며 “중대형 전지 부문에서 전기차 배터리 물량 공급 증가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일회성 비용 소멸로 수익성 개선이 속도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유럽연합(EU)은 탄소 배출량을 2050년까지 제로로 낮추는 ‘그린 딜’ 정책을 확정했다. 2021년부터 탄소 배출에 대한 규제가 시작돼 유럽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판매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13일(현지시간)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것도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됐다. 이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는 전 거래일보다 9.77%나 오른 주당 524.86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의 전망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상당히 긍정적으로 선회했다는 점도 2차전지 업종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을 준 것으로 판단한다”며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돼 관련 업종 투자 심리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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