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2개월 앞뒀으나 참고시험만 가능해 실효성 높지 않단 지적
진흥회, “업계 주장 공감…시험인증 등 활용도 증대 방안 모색”

오는 3월 준공 예정인 나주 전기설비시험연구원의 기능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 참고시험만 진행하기보다는 개폐기업계에서 요구하는 시험인증까지 겸할 수 있도록 기능 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국전기산업진흥회(회장 장세창)는 오는 3월 개원을 목표로 나주혁신산단 7960㎡ 규모의 부지에서 ‘한국전기설비시험연구원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진흥회에 따르면 이 연구원은 현재 계획·추진되는 수준에서는 제품·부품의 일부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참고시험만 진행이 가능하다.

개폐기업계에서는 시험인증기관이 전무한 나주산단 일대에 연구원이 들어서는 것을 반기면서도, 제한적인 기능 탓에 실효성이 높지 않을 것이란 우려 섞인 반응도 나오는 상황이다. 참고시험의 경우 시험품의 일부 특성치만 나타냄에 따라 실질적인 필요성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

나주 에너지밸리에 소재한 A업체 관계자는 “참고시험은 요즘처럼 업체들의 기술수준이 상향평준화된 상황에서는 수요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업계에서 한전 유자격시험 등의 시험적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연구원의 실효성을 높이는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원 기능 확대를 위한 절차가 복잡하지 않다는 것도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배전반·차단기·개폐기 등 신뢰품목의 ‘시험 및 검사 규격’에 전기설비시험연구원을 ‘한전이 인정한 시험기관’으로 추가하면 전기연구원과 동일한 인증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한국중전기사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연구원이 한전 유자격시험을 수행할 수 있게 되면 시험인증 수요가 늘고, 업계의 편의도 크게 제고될 것”이라며 “나주산단에 시험인증기관이 어렵게 들어선 만큼 최대한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게 업체들의 중론”이라고 전했다.

사업 주체인 진흥회에서도 이 같은 업계의 주장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준공 이후 2022년 6월이 돼야 1차 시험설비가 완비되기 때문에 한전 유자격시험 진행 논의가 구체화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진흥회 관계자는 “업계에서 연구원이 시험인증 기능까지 수행하길 원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시험인증 시행 등 연구원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시행 시기와 관련해선, “일단 2022년 6월 1차 시험설비가 완비되면 참고시험을 진행하며 연구원의 사용성을 평가하게 될 것”이라며 “시험인증은 전기연구원과의 역할 조정 등을 거쳐 2차 사업계획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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