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함서희 인스타그램)
(사진 : 함서희 인스타그램)

UFC에서 활약한 바 있는 종합격투기 선수 함서희(33·부산 팀매드)가 일본의 아야카 하마사키(37)에 승리했다.

두 선수는 31일(한국 시간), 일본의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라이진(RIZIN) 20 대회의 열한 번째 경기에서 격돌했다.

코메인 이벤트 바로 직전에 치러진 경기로, 라이진의 슈퍼 아톰급(49kg 이하) 타이틀이 걸린 챔피언십 매치인 탓에 국내외 팬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함서희는 해당 대회에 유일한 한국인으로서 참가했으며, 2010년과 2011년에 아야카 하마사키에게 두 차례 패배한 경험 때문에 더욱 큰 부담을 안고 경기에 나섰다.

1라운드, 함서희는 재빠르게 링 중앙을 선점하며 하마사키를 거칠게 압박했다.

그러나 하마사키가 백스텝을 밟으며 날리는 카운터가 만만치 않아, 1라운드 초반 수차례 유효타를 허용했다.

함서희는 이후 롱가드와 앞발 로우킥을 활용해 계속해서 압박 전략을 고수했고, 하마사키는 사이드 스텝을 밟으며 노련한 아웃파이팅으로 대응했다.

1라운드 후반까지, 함서희의 압박으로 구석에 몰린 하마사키가 재빠르게 옆으로 빠지며 앞손 잽을 던지는 장면이 반복되었다.

두 선수 모두, 1라운드 내내 클린치나 테이크다운 시도를 단 한차례도 하지 않았다.

이에 팀매드의 양성훈 감독은 "앞손을 던지고 뒷손 공격을 해라. 뒷손부터 날리니까 맞지 않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진 2라운드, 함서희는 앞손 훅과 프런트 킥을 활용해 다시금 압박 전략을 펼쳤다.

그러나 2라운드 1분경, 함서희의 킥을 잡아낸 하마사키가 테이크다운에 성공하며 베테랑다운 면모를 보여주었다.

하위 포지션에 깔린 함서희는 재빠르게 암바 공격을 시도한 후, 트라이앵글 초크를 연계시키며 서브미션 피니시를 노렸다.

함서희는 코너의 지시대로 하마사키의 머리를 잡아당기며 트라이앵글 초크 그립을 단단하게 조여갔다.

동시에 하마사키가 초크 그립을 풀어낼 수 없도록, 지속적으로 하위에서의 팔꿈치 공격을 날렸다.

하마사키는 4분에 가까운 시간 동안 함서희의 트라이앵글 초크에서 탈출하려고 안간힘을 썼으나, 결국 2라운드 종료까지 초크 그립을 풀어내지 못한 채 수많은 유효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1라운드는 박빙이었으나, 2라운드는 명백히 함서희의 라운드였다.

마지막 라운드를 가져와야만 확실히 승리할 수 있게 된 두 선수는, 3라운드 초반부터 거친 타격전을 펼쳤다.

하마사키는 함서희의 뒷손 스트레이트에 코를 가격 당해, 3라운드 초반부터 코피를 흘리며 위태로운 모습을 보였다.

이후 구석에 몰린 하마사키가 클린치 상황을 유도하며, 경기는 잠시 소강상태에 빠지는 듯했다.

함서희는 클린치 경합에서 능숙하게 대처했지만, 3라운드를 2분여 남겨둔 시점에서 하마사키에게 유도식 테이크다운을 당하며 사이드 마운트를 내어주고 말았다.

머리와 오른손을 동시에 제압당한, 크루시픽스 포지션 이상으로 불리한 자세였다.

함서희는 하마사키의 포지셔닝으로부터 탈출하려 안간힘을 썼으나, 결국 3라운드 종료를 알리는 벨이 울릴 때가 되어서야 포지션을 회복할 수 있었다.

공식 경기 결과는 함서희의 스플릿 디시전(Split decision) 판정승.

세 명의 심판 중 두 명이 함서희의 손을 들어주었고, 함서희는 라이진 슈퍼 아톰급의 새로운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명백히 함서희가 승리한 2라운드뿐 아니라, 박빙이었던 1라운드 역시 함서희의 승리로 채점된 것.

함서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아름다운 밤이다. 라이진과 로드 FC에 감사하다. 양성훈 감독을 비롯한 팀매드 식구들에게도 고맙다. 원정 경기임에도 응원을 보내준 팬들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라며 승리 소감을 밝혔다.

2014년 UFC에 데뷔한 이후, 1승 3패의 아쉬운 성적을 기록하며 계약을 해지한 함서희는 계속해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2017년 7월, 국내 단체인 로드 FC에 복귀해 다시 챔피언에 등극한 뒤 일본 단체인 라이진으로 넘어가 2연속 TKO 승리를 거두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결국 함서희는 31일, 라이진에서 치른 세 번째 경기에서마저 승리를 거두며 슈퍼 아톰급의 챔피언으로 등극하는 인간승리를 보여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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