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취임 후 전체 임직원 이메일 보내…고압부문 사업조정 암시

위기에 빠진 현대일렉트릭의 구원투수로 영입된 조석 신임 사장이 구조조정 칼을 빼들었다.

특히 고압차단기와 변압기 등을 담당하는 전력기기 부문의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6일 취임식을 가진 조석 신임 사장은 전 직원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통해 고압 부문의 사업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사업 환경은 분산형 전원이 확대되고 전력 수요가 정체되면서 신규 대형발전소 건설 정체 등으로 고압 부문의 수요가 한계에 이르렀다”며 “중저압이나 배전 부문, 그리고 전력과 IT를 융합하는 부문에서 새로운 사업기회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고압 부문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우리로서는 사업 조정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사업 조정의 기본적인 방향은 고압 부문의 내실화와 미래 사업 준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신임 사장이 고압 부문의 내실화를 취임일성으로 내세운 데에는 이유가 있다.

올 3분기에 현대일렉트릭은 3857억원의 매출과 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2.4% 감소했다. 특히 전력기기 부문 매출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3분기 전력기기 부문매출은 14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8% 감소했다. 다른 부문에 비해 매출 감소폭이 가장 컸다. 미국발 담덩핑 영향과 더불어 국내외 전력시장과 조선업 침체로 설비투자가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영향으로 3분기까지 현대일렉트릭의 누적영업손실은 1166억원까지 치솟았다.

특히 고압용 기자재 수출의 큰 축을 담당한 중동 건설시장이 유가하락으로 불황을 겪고 있고, 미국 정부가 반덩핌에 따른 수입규제를 확대하면서 북미수출 역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 같은 대외환경 변화 속에서 조 신임 사장은 고압 부문의 사업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고강도 인력감축에 이어 조 신임 사장은 취임일성으로 다시 한 번 구조조정을 암시했다. 지난번 구조개편으로 현대일렉트릭은 사업본부를 없애고 영업·전력기기·중저압 부문만 두고 있다. 구조조정 과정을 통해 전체 인원도 2500여명에서 2300명 정도로 줄었다.

현재 현대일렉트릭은 일부 울산공장 임직원들을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로 전직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또 이날 조 사장은 조직문화 개선을 주문했다.

조 사장은 “사업은 기획, 영업, 생산, 사후서비스가 잘 조율된 톱니바퀴처럼 돌아가야 한다”며 “각 부문의 역할을 명확하게 분담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는 보상과 책임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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