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뒤안길 월성 1호기 왜 멈춰야 했나…찬반 양립 지속
한국당 추천 2명 ‘반대’ vs 정부·민주당 추천 5명 ‘찬성’
원안위 “정부 정책과 무관하게 기술적으로 안전성만 확인”
사용후핵연료 다량 발생하는 ‘중수로’ 월성원전...맥스터 포화 앞두고 ‘골칫거리’
작성 : 2019년 12월 26일(목) 04:03
게시 : 2019년 12월 26일(목) 11:27
가+가-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들이 24일 서울 종로구 kt빌딩 원안위 대회의실에서 제 112회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열고 안건을 논의하고 있다. (제공: 원자력안전위원회)

월성 1호기의 영구정지가 최종 확정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위원장 엄재식)는 지난 10월부터 두 차례 회의에서 보류했던 월성 1호기 운영변경허가(영구정지)안을 24일 의결했다.
이로써 국내 두 번째 원전이자 첫 중수로 원전인 월성 1호기가 고리 1호기 다음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든다.
원안위의 이 같은 결정을 놓고 원자력의 안전과 규제를 논해야 하는 기관이 정부의 에너지전환(탈원전) 정책에 따라 결론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영구정지는 확정됐지만, 이후에도 찬반 대립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원안위는 이날 서울 종로구 원안위 대회의실에서 제112회 원자력안전위원회를 개최했다.

위원들은 이견을 좁히지 못하다가 진상현 위원이 제안한 표결 처리 방법으로 의결하기로 했다.
위원장, 사무처장을 포함해 회의에 참석한 7명의 위원 중 국회 자유한국당 추천 비상임위원인 이병령 위원·이경우 위원은 반대표를 던졌고, 그 외 엄재식 위원장(국무총리 추천), 장보현 사무처장·김재영 위원·장찬동 위원(정부 추천)과 국회 더불어민주당 추천 진상현 비상임위원 등 5명은 안건에 찬성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잡음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이병령·이경우 위원 등은 지난 회의에서 역시 한수원의 감사원 감사가 끝날 때까지 이 안건을 회의에 상정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월성 1호기는 지난해 6월 한수원 이사회로부터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조기폐쇄 결정이 내려졌다. 하지만 경제성을 과소평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 9월 국회에서는 한수원 이사회의 배임 행위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의결했다.

그뿐 아니라 원안위 측은 4년 전 계속운전을 허가했다가 현 정부 정책에 맞춰 영구정지를 결정했다는 지적과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25일 “원안위는 에너지전환 정책이나 경제성과 무관하게 원자력의 안전성만 기술적으로 확인하는 독립적인 규제행정기관”이라며 “2015년 계속운전을 위한 운영변경허가는 설계수명 이후에도 일정 기간 계속운전이 가능한지 검토한 것이고 이번 영구정지를 위한 운영변경허가는 영구정지 이후 사업자의 원전 안전관리 내용이 적절한지 검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월성 1호기 전경.
또 사용후핵연료 관리 문제 역시 고려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월성원전은 천연 우라늄을 핵연료로 사용하는 중수로 원전으로, 거의 매일 핵연료를 교체한다. 농축 우라늄을 쓰는 경수로 원전이 약 18개월마다 핵연료를 바꾸는 것과 비교해 현저히 많은 양의 사용후핵연료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만약 월성 1호기를 재가동한다면 사용후핵연료를 관리할 방법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임시저장시설의 포화 시기만 앞당기는 셈이다.

현재 월성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인 맥스터(MACSTOR, 조밀건식저장시설)는 전체 용량 중 92% 이상 이용 중이며 2021년 11월 완전히 포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맥스터를 증설하는 등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월성 1호기는 가동을 멈출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 바 있다.

반면 국회 에너지 정책 파탄 및 비리 진상규명 특위 위원 및 자유한국당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 일동은 한수원 이사회의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 과정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며 원안위의 월성 1호기 영구정지 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한국당 산자위 위원 일동은 “한수원이 작년 6월 이사회에 제출했던 월성 1호기 경제성평가보고서는 지난해와 올해 ㎿h당 원전 전기 판매 단가를 실제 전력거래소에서 거래된 단가보다 각 10.9%, 6.5% 낮게 적용했다”며 “이용률도 실제(79.5%)보다 낮은 60%로 잡았음에도 보고서의 결론은 계속 가동이 경제성 있다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에너지 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 협의회 역시 “원안위의 월성 1호기 영구정지 의결을 맹렬하게 규탄한다”며 “한수원 이사회의 배임 행위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의결을 강행하고 국민에게 전기요금 인상의 부담을 떠넘기며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로 환경을 망치는 결정”이라면서 영구정지 결정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반대로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시민단체는 지속해서 월성 1호기 등 원자력발전소의 영구정지를 촉구해왔다.
지난 10월 안건 심의가 11월로 한 차례 연기되자 환경운동연합은 “10월 회의에 상정된 안건이 자유한국당 추천 비상임위원 2명의 의결 반대로 심의되지 못했다”며 “문제는 이들의 반대 이유가 원안위의 임무인 안전성 심사가 아니라 경제성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일부 친원전 성향의 원안위 위원들이 정치적 주장을 근거로 정부와 사업자가 국민의 의견을 반영해 결정한 월성 1호기 영구정지 결정에 월권을 행사하려 한다”며 “한수원은 수명연장 허가가 나기도 전에 허가를 전제로 예산을 들여 압력관 등 설비를 교체했는데, 최신안전기술기준을 적용하지 않았고 내진 보강이 불가능한 안전하지 않은 원전”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1983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월성 1호기는 2012년 30년 운영허가 만료 후 이전 정부에서 2022년까지 10년 수명 연장을 허가했지만, 국민소송단이 월성 1호기 수명연장허가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 수명 연장 허가 취소 판결을 받고 현재 2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지난해 한수원 이사회는 월성 1호기가 경제성이 낮다는 근거로 조기폐쇄를 결정하고 전기설비를 폐지했다.
정현진 기자 기사 더보기

jhj@electimes.com

많이 본 뉴스

에너지Biz

전기경제

시공&SOC

인기 색션

전력

원자력

신재생

전기기기

기사 목록

전기신문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