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석 차지인 대표(선문대 스마트자동차 공학부 겸임 교수)

최영석 차지인 대표(선문대 스마트자동차 공학부 겸임 교수).
최영석 차지인 대표(선문대 스마트자동차 공학부 겸임 교수).

다가오는 2020년 모든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동화에 집중하고 환경규제도 강화됐기 때문에 전기차 산업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것은 더 이상 논쟁의 여지가 없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정부의 발 빠른 대응 덕분에 친환경 차량의 보급은 비교적 우수한 성적으로 진행됐고 이러한 성공을 기반으로 이제는 친환경차량 보급에서 친환경 산업으로 전환해야 될 시점이다. 산업으로 전환되기 위해 사업자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소비자는 이에 대한 합당한 가격을 지불하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된다.

특히 전기차 충전의 경우 정부의 보조금 사업으로 충전기 댓수를 늘렸으니 지금부터는 활용성과 서비스 개선에 집중을 해야 된다.

현재 구축된 충전기를 보면 사용빈도가 높은 장소는 내구성 문제로 고장이 발생하거나 줄을 서야 된다. 반면 사용 빈도가 높지 않는 장소는 방치된 수준으로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민간 사업자나 보조금 사업자는 물론 정부가 운영하는 고속도로의 충전기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 모든 원인은 구축만 했지 운영과 서비스에 대한 준비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초기 전기차 보급을 위해 무료 혹은 아주 저렴한 충전 비용이 강점이었으나 이제는 가격보다는 잘 작동되는 충전 서비스가 필요한 시점이다. 줄을 서서 한시간씩 기다리는 불편함 대신 다소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즉시 충전하는 것을 원하는 소비자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실구매 금액 2000만원짜리 업무용 화물차부터 1억원이 넘는 고급 수입 스포츠카까지 다양한 고객층이 존재하므로 충전소 역시 이들의 요구에 맞게 다양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러한 다양성에 대한 유일한 방법은 산업의 생태계를 구축하고 돈이 돌아갈 수 있게 만들어야 된다. 지금까지는 정부 주도의 저렴한 충전 요금을 전기차 보급의 핵심 경쟁력으로 활용했었다면 지금부터는 민간 사업자 주도의 편리한 충전과 서비스가 추가돼야 할 시점이다.

민간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변수와 규제를 최소화해야 되는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전의 전기 충전 특례 요금 할인 일몰에 대한 갑작스러운 연장 논의가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2017년 1월 예고도 없이 갑작스럽게 결정된 특례 할인으로 전기 기본 요금이 면제됨에 따라 충전기의 설치에는 도움이 돼 정부 보조금 지급 받는 사업자들을 통해 충전기 갯수는 늘렸지만 전기 요금 50% 할인이라는 이유로 충전 요금을 50% 할인하는 바람에 충전 사업자의 수익 구조는 나빠져 서비스에 대한 고도화를 할 수 없게 됐고 소비자들은 충전 요금은 전기 요금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하게 만들었다.

2020년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 2019년 12월 31일 일몰이 예정된 것을 갑작스럽게 연장한다면 앞으로 충전 사업자들이 정부 정책을 믿고 장기적인 사업 계획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지게 되며 계속된 원가 이하의 충전 요금으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우려된다.

차라리 2020년부터 전기 요금 할인이 종료되는 것을 기회 삼아 근거없이 50% 낮췄던 충전 비용을 정상화해 적절한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새로운 투자로 선순환시켜야 한다.

더불어 정부 보조금을 통한 구축 수익만을 목적으로 하는 무분별한 충전기 확대 대신 수익성과 사용성을 고려한 편리한 충전 인프라를 준비해야 된다.

충전 요금 인상으로 인해 전기차 보급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많은데, 매달 3000km 주행한다고 가정하면 2만원 내던 개인용 충전기 소유자가 6만원으로 4만원 상승하고 공용 급속의 경우 월 7만원에서 15만원으로 8만원 상승한다.

월 주행거리가 작은 개인에게는 전기차 구매에 부정적인 이유가 되겠지만 오히려 다양한 충전 사업자들이 참여해 서비스 고도화된 충전 인프라를 확장하면 업무용 차량, 렌터카, 트럭, 버스, 택시 등 주행거리가 많은 다양한 전기차가 더 많이 보급될 것이다.

이번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 및 산업 발전에 대한 2가지 목표로 진행되고 있는 친환경차 사업의 성공을 위해 예정된 정책과 계획은 변함없이 추진하는 신뢰성과 계획시 예측하지 못했던 부작용이 예상된다면 시장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다른 형태의 대안을 단계적으로 만들어가는 유연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의 정책을 신뢰하고 예측 가능한 사업의 환경을 조성하는게 모든 산업의 발전에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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