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에 만난 사람)위진 GS풍력발전 상무이사
“새로운 산업・가치 창출되는데 비용 치르는 건 당연”
작성 : 2019년 12월 13일(금) 10:44
게시 : 2019년 12월 17일(화)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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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진 GS풍력발전 상무는 에너지 발전 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다. 한국산업단지에서 경력을 시작한 그가 맡았던 첫 업무는 반월 열병합 발전소 관리였다. 약 12년간의 업무 후 STX에너지, GS E&R로 자리를 옮겨가며 발전사업 기획, 개발을 도맡은 게 15년이다.

해외자원개발 등 웬만한 사업은 다 경험했다는 그가 최근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풍력을 중심으로 한 재생에너지다. 위 상무를 만나 최근 재생에너지 업계의 현황과 어려움을 들어봤다.

▶유럽 일부 국가는 재생에너지 100%를 목표로 주창하는 등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는 형세다. 그렇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믹스를 ‘위험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기술적 한계를 얘기하는 것인데, 이를 어떻게 보시나.
“솔직히는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을 상대하고 싶지 않다. 배터리 역할을 하는 건 뭐가 있나. 에너지저장장치(ESS)뿐만이 아니라 양수 발전소, 수소 등 여러 저장 시설 대안이 있다. 재생에너지는 간헐성이 약점이기 때문에 망안전성을 구축해야 하는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 때 중요한 건 주파수 컨트롤이다. 이를 바탕으로 전원시설을 공급하면 되는 거다. 대규모 풍력단지를 생각해보자. 외국은 GW 단위로 이를 설치한다. 특히 바다에 설치하는 경우 간헐성이 더 적어진다. 그럼 해상풍력 시설은 일종의 기저 발전 시설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대규모 태양광 시설은 어떤가? 이 역시 한낮에는 기저 발전이 된다. 이런 것을 고려해야 한다. 나중엔 이들 발전소의 패턴을 익힐 수 있을 거고, 이를 조합해 활용하면 된다. 전력거래소가 이런 일을 할 수 있을 거다. 또 이 정보들을 소프트웨어화, 빅데이터화 해서 사용하고 통제 시스템을 공급하도록 한다면 관련 산업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뜰 거다. 우리나라는 섬이기 때문에 오히려 유럽보다 더 빠르게 이런 전력 제어 시스템을 표준화할 수 있다. 아직 늦지 않았다. 충분히 재생에너지 100% 달성이 가능하다고 본다.”

▶비용 문제에 대한 우려도 크다.
“그렇다. 결국엔 비용 문제로 넘어갈 텐데, 중요한 건 이 모든 걸 산업화했을 때 얼마나 시장이 커질 것이냐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중앙집중화된 전력시스템을 한전과 일부 자회사들이 관리하던 것과는 상황이 판이해질 것이다. 새로운 산업과 가치가 창출되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일자리가 생기겠나. 그 편익을 생각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운영하고 가져오던 망 시스템과는 완전히 다른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재생에너지 개별 발전사업자가 우선 수도 없이 들어오고, 전기 소매상들과 중개거래자, 관련 소프트웨어와 시스템을 다루는 이들이 등장할 것이다. 이는 한국만이 부딪힌 문제가 아니라 유럽이 먼저 부딪힌 무제이기도 하다. 판이 바뀌는 데 대한 비용을 치르는 건 당연하다.”

▶여전히 국내에선 재생에너지 보급이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 특히 풍력은 태양광과 비교할 때 유난히 사업 개발이 어렵다고 하는데.
“오히려 2010년대 초반보다 지금이 사업을 진행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아이러니다. 더 쉬워져야 하는데 어려워졌다니까. 조심스러운 얘기지만, 정책이 만들어지기 이전에 산업에 대한 이해가 더 높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 어느 나라도 육상 풍력을 다 안 채우고 해상을 먼저 채우는 곳은 없다. 그러니까 땅에서 풍력발전기가 안 보이는 장소가 없을 때까지 사업 개발을 한 뒤에 해상에 하는 게 가격 면에서 효율적이란 것이다. 독일, 스웨덴, 덴마크가 그렇게 했다. 또 국내 풍력산업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외산 자재기업이 못 들어오게 시장을 천천히 여는 것은 다 같이 망하자는 것과 다름없다. 사업개발을 활발히 해서 국내에 해외 자본이 들어오고, 공장이 들어오고, 일자리가 생기는 게 낫다. 이미 베스타스, 지멘스 등 풍력 발전의 ‘뇌’를 만들어온 기업들은 수만 개의 트랙레코드를 활용해 기술을 높여가고 있다. 이 부분에서 경쟁을 벌이기보다 부품 산업을 성장시키는 게 답이 될 수 있다. 가령 국내에서 사업 개발을 할 경우 부품 일정 이상을 국산으로 채우라고 주문하는 것은 어떤가. 국내에서 블레이드나 타워 등을 만들어 공급하고, 시간이 지나면 관련 기술도 전수받고, 공장도 생기고 할 수 있지 않겠나. 풍력 유지보수(O&M) 산업이 클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외국 회사들도 현지서 부품을 조달하는 게 더 비용 효과적이라는 걸 알 거다. 그러니까 외산 제품을 무조건 막을 게 아니라 게 아니라 현지 시장과 어떻게 엮어가며 산업을 키울지를 생각해야 하는 거다.”

▶단순히 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재생에너지가 경쟁하기 어려운 구조에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우리나라 전력시장은 시장이 아니다. 시장이라 하는 것은 사실 잘못된 표현이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제도만 봐도 그렇다. 전 세계에서 공급의무자에게 의무를 지운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 이상하지 않나. 소비자에게 의무를 지우고, 공급자가 소비자의 니즈에 맞게 에너지원을 바꿔 가는 게 일반적인 구조다. 소비자가 ‘나는 석탄으로 만든 전력이 아니라 풍력으로 만든 전력을 쓰겠다’면 공급자가 이에 발맞춰 석탄 발전을 줄이는 구조를 만드는게 기본 취지다. 그렇지만 한국은 전력 ‘시장’이 아니고 국가가 운영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공급과 수급을 정부가 결정하는 것이다. 완전전력시장을 도입해 플레이어들이 동등한 권력을 갖도록 해야 한다. 도매도 공기업이, 소매도 공기업이, 전력을 운송하는 것도 전부 공기업이다. 그것도 한 회사의 곁다리로 여러 회사가 운영된다. 이건 시장이 아니다. 이렇다 보니 한국에서는 국민들이 전기를 일종의 필수재로 인식한다. 국가가 당연히 제공해야 하는 물품으로 여기고 책임, 의무를 지우는 것이다. 이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전기는 상품이다. 국가가 나서서 전기 요금을 올려라, 내려라 할 게 아니라 시장을 도입해야 한다.”

▶업계에 가장 필요한 것과 앞으로의 계획을 간단히 말씀해주신다면.
“많이 알려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기후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모르는 이들이 상당하다. 이 심각성라는 게 눈에 보이지 않아서다. 정치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이 이슈를 계속 말해야 한다. 우리 회사도 앞으로 계속해서 재생에너지 관련해 사업을 해나갈 생각이다. 향후 미래는 거기에 있다고 여긴다. 지자체와 함께하는 재생에너지 복합단지 등 관련 사업을 더 구체적으로 이끌어갈 생각이다.”
김예지 기자 기사 더보기

kimyj@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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