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산업진흥회가 6일, 역사적인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지난 1989년 12월 7일 창립총회를 연 전기진흥회는 이날 만 30년을 온전히 채운다. 전기산업계의 대표 단체들이 대부분 1970년대 이전에 설립된 것에 비해 전기진흥회의 역사는 비교적 짧다고 볼 수 있다.

정부 산하 업종별 단체와 비교해도 기계나 전자부문에 비해 전기진흥회는 한참 늦게 탄생했다.

이립(而立)의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전기진흥회는 2019년 현재, 우리나라 전기산업을 대표하는 단체로 자리매김했다.

설립 첫해 4억5000만원에 불과하던 예산은 30년 만에 327억원으로 무려 7167%, 약 717배 증가했다.

특히 단체수의계약 폐지 이후 불황을 거듭하는 전력기자재 제조업계에서 존재감을 확대하며 확실한 구심점 역할을 수행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기진흥회가 중전기기 대표 단체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기간산업으로서 중전기기 산업 자체의 견고함과 회원사간 결집, 진흥회의 서비스 개선 노력 등이 어우러진 결과다. 여기에 자체 건물 마련 등 단기간에 재정자립을 이룬 것도 성장의 든든한 원동력이 됐다.

진흥회의 리더십도 빼놓을 수 없다. 초창기엔 대기업들이 돌아가면서 수장을 맡다가 중소기업에서 바통을 이어받으며 대·중소기업간 화합의 끈을 굳건히 하고 있다. ‘경쟁은 있되 경선은 없는’ 진흥회의 아름다운 전통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진흥회에서 병설기구로 2006년에 탄생시킨 전기산업기술연구조합은 10여년 만에 놀라운 성과를 축적하는 중이다. 연구조합은 초창기인 2010년까지 5개 과제, 408억원의 R&D 예산을 확보했고 50여개 기업이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2011년부터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며 현재까지 누적 기준으로 2067억원 규모, 20개 과제를 수행했다. 공동 연구개발에 참여한 기관과 기업의 숫자도 150여개에 달한다.

첫 해 연구조합의 국책과제 수행 실적은 22억원 규모, 13년 만에 무려 100배가 넘는 외형 성장을 실현한 셈이다. 명실상부한 중전기기 R&D의 중심축으로 불릴만하다.

진흥회는 현재 전남 나주에 ‘전기설비시험연구원(7960㎡ 규모)’을 짓고 있다. 오는 2022년 6월 완공 예정인 전기설비시험연구원은 시험인증 적체 해소와 연구개발 활성화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지난해 7월엔 전기산업계 최초로 베트남에서 전시회를 직접 개최하며 세계화의 포문을 열었다. 1994년 시작된 SIEF(전기산업대전)의 오랜 숙원인 국제화·세계화를, 3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에 이뤄낸 것이다.

진흥회는 30주년을 맞아 “AICBM(AI, IoT, Cloud, Big Data, Mobile)과 융복합 등 기술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나간다는 극세척도(克世拓道)의 자세로 새롭게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진흥회가 지난 30년의 성취에 자만하지 않고 시대 변화를 리드하면서 업계의 선진화를 주도하는 ‘명품단체’로 지속 성장하기를 응원한다. 진흥회의 내일은 곧 전기산업계의 미래가 자연스럽게 투영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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