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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두영 (주)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세대 공존의 기술> 저자,

필자는 강의와 컨설팅을 하면서 여러 업종의 조직과 구성원을 만나다 보면 인구 변화를 새삼 체감하게 된다. 대다수의 기업에서 밀레니얼 세대 인구 비중이 50~60%가 넘고 80%가 넘는 조직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베이비붐 세대는 얼마 되지 않는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기업은 인구 구조 측면에서 많은 변화가 감지된다.

인구 구조 측면에서 우리가 예의주시해야 할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조직 내 대세가 된 밀레니얼 세대다. 조직 규모와 상관없이 전체 임직원 중 밀레니얼 세대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많은 기업이 조직문화, 일하는 방식, 리더십 등에서 새로운 도전을 받고 있다. 불과 1~2년 전만 하더라도 밀레니얼이라는 단어가 낯설었던 것에 비하면 지금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관심은 실로 대단하다.

둘째, 베이비붐 세대의 퇴사다. 기업 평균 퇴직 연령이 53세인 점을 참작하면 기업의 은퇴 시계는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생산연령 출구에 선 베이비 붐 세대는 노후 준비가 안 된 채 은퇴를 맞고 있는 형국이다. 베이비붐 세대는 매년 4만 5000명이 넘게 계속 쏟아져 나올 것이다. 은퇴 후 국민연금이 나올 때까지 소득이 없는 일명 ‘은퇴 크레바스’가 우려된다.

셋째, Z세대의 사회 진입이다.

2019년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2000년생 밀레니얼 세대가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어서 2001년생 Z세대가 2020년부터 바통을 이어받는다. 생산연령 입구에 들어선 것이다. 뇌 구조가 다른 디지털 원주민이 조직으로 유입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회장이나 일부 오너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전통세대는 이미 조직을 떠났다. 조직에는 베이비붐 세대, X세대, 밀레니얼 세대가 공존한다. 임원이나 리더 레벨인 베이비붐 세대가 조직에서 서서히 은퇴하고 있다. 그래서 조직은 시니어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X세대와 대부분 주니어인 밀레니얼 세대로 채워져 가고 있다. 가장 이질적인 특성을 지닌 밀레니얼 세대가 조직 내 비중이 절반 이상을 채우면서 소통과 융합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과연 조직은 이런 변화를 얼마나 준비했으며 얼마나 잘 대응해 나가고 있는가? 조직 내 인구 구조 변화를 대수롭지 않게 무시하고 넘어가면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지금의 조직 문화, 일하는 방식, 리더십에 대한 인식 전환이 없다면 새로운 세대가 안정적으로 뿌리내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 경총의 조사에 따르면 요즘 신입사원이 입사 후 1년 내 퇴사하는 비율이 27.7%로 이른다. 이 수치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다. 또 한 취업포털은 신입사원의 80%가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는 설문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우리는 당장 몇 년 후도 내다보기 힘든 불확실한 시대를 살고 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대 기업의 평균수명이 1935년에 90년, 1955년에 45년, 1975년에 30년, 1995년에 22년, 현재 15년까지 떨어졌다. 한국의 기업 평균수명도 15년 정도이지만 중소기업은 12.3년으로 더 열악하다. 기업의 5년 생존율을 보면 프랑스가 51.5년, 영국이 41년이지만 한국은 30.2년이다. 이제 변화는 기업이 생존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조직이 생존하고 지속해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외부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물론, 내적 통합 차원에서 세대 변화의 연착륙을 도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제 수동적으로 세대교체를 방관할 게 아니라 더 늦기 전에 적극적으로 세대 전환을 준비하고 대응해야 한다. 가치관과 행동 측면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후배 세대가 유입될수록 조직 내 세대 간 다양성이 증가할 것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인적 자원을 선발해 생산 활동에 투입해야 하는 기업에서는 관리 부담이 더 커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적절한 수준의 동질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직 사회화 과정이나 세대 간 통합은 더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될 것이 분명하다. 이제 세대 간 오해와 갈등에 발목 잡혀있을 게 아니라 세대 간 행복한 공존으로 조직의 시너지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세대 지각 변동으로 인해 생긴 소리 없는 아우성을 조직 변화의 총성을 알리는 신호로 승화할 수 있어야 한다. 세대 간 다양성을 이해하려는 공감 능력이 향상할수록 협업 능력, 창의성과 혁신은 높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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