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 8개월 앞...‘방사능 올림픽’ 진실은
탈핵에너지전환국회의원모임, ‘도쿄 올림픽과 방사능 위험’ 국제세미나 개최
틸먼 러프 멜버른대 교수 “일본 정부 공표한 방사선 수치 신뢰할 수 없어”
후쿠시마 주민 카토 씨 “식재료·토양 오염 검사 자료 공개해 시민이 판단할 권리 달라”
작성 : 2019년 11월 28일(목) 16:32
게시 : 2019년 11월 29일(금)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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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에너지전환국회의원모임(대표의원 우원식, 연구책임의원 김성환·김해영)이 28일 국회에서 개최한 ‘도쿄 올림픽과 방사능 위험 국제 세미나’에 참석한 (왼쪽 두 번째부터) 김성환 의원, 우원식 의원, 틸먼 러프 멜버른대 교수, 카토 린 씨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위험성을 뒤로 하고 일본 정부가 2020년 다가오는 도쿄 올림픽을 전면에 내세우는 가운데 투명한 검사 결과 공개가 요구됐다.

지난 2011년 원전사고 이후 지속해서 방사선 피폭 위험 문제가 제기돼왔지만, 일본 정부는 사고 지역에서 올림픽 경기 일부를 개최하고 후쿠시마산 식자재를 선수촌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또 방사성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하겠다는 계획도 드러내면서 국제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우원식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노원구을)이 개회사를 전하고 있다.
우원식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노원구을)이 대표의원을 맡고 김성환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노원구병)과 김해영 의원(더불어민주당·부산 연제구)이 연구책임의원을 맡고 있는 탈핵에너지전환국회의원모임은 28일 국회에서 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 반핵의사회,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와 함께 ‘도쿄 올림픽과 방사능 위험 국제 세미나’를 개최해 위험 문제를 정확히 되짚고 심각성을 알렸다.

우원식 의원은 “현재 후쿠시마는 여전히 오염토 자루를 쌓아놓은 상태로, 일본 정부는 제염·복구 작업을 통해 방사능을 대부분 제거했다고 밝혔지만, 이 지역으로 돌아온 주민은 6%에 불과하다”며 “후쿠시마 지역 어린이 38만 명 가운데 218명이 갑상선암 확정·의심 판정 상태로, 일반지역 발병률보다 67배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우 의원은 “‘방사능 올림픽’이라는 우려 속에 치러질 올림픽이 과연 안전한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며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올림픽 참가 선수단에게 공유하고 안전한 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경기장을 변경하고 식자재 유통계획을 철회할 것”을 주장했다.

김성환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노원구병)이 축사를 전하고 있다.
김성환 의원은 “후쿠시마 현의 70%를 차지하는 산림을 제외한 지역의 형식적인 제염작업은 효과가 미미하고 비가 오고 눈이 녹거나 태풍이 불면 다시 오염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후쿠시마 지역에서 올림픽 경기를 진행하겠다는 아베 정부의 계획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 지역에서 경기를 개최하는 것은 현실을 감춘 채 후쿠시마가 회복됐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강조하고 싶은 아베 정부에게만 이익이 되는 일”이라며 “지금이라도 반인권적이고 용납될 수 없는 계획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틸먼 러프 호주 멜버른대 교수가 '도쿄 올림픽과 방사능 위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이번 세미나에는 1985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핵전쟁방지국제의사회(IPPNW)의 공동대표이자 2017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핵무기철폐국제캠페인(ICAN)의 공동설립자인 틸먼 러프(Tilman Ruff) 호주 멜버른대 교수가 참석해 도쿄 올림픽 개최의 위험성을 전했다.

그는 쿠로카와 기요시(Kurokawa Kiyoshi)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사고 조사위원회(NAIIC) 위원장이 “이 사고는 예측·방지됐어야 하지만 많은 실수와 고의적인 태만으로 대비할 수 없었던 인재(人災)”라고 언급한 내용을 인용해 당시 후쿠시마 원전의 문제점을 설명했다.
러프 교수는 “후쿠시마 원전은 해수면보다 높게 설계돼야 함에도 비용 절감을 위해 15m 낮게 증축됐고 역사적으로 수차례 같은 지역에서 쓰나미를 동반한 강력한 지진이 발생한 적 있음에도 지진해일 위험성을 반영해 설계를 수정하지 않았다”며 “체르노빌 사고 대비 10배에 달하는 연료가 원전 내 보관돼 있었는데 이 중 70%는 노심보다 10~20배 방사능 수치가 높은 사용후핵연료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프 교수는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히는 방사선량 모니터링 결과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그는 “올해 5월 일본 이타테 마을의 한 농업인에 따르면 모니터링 지점에서는 수치가 0.251mSv로 측정되지만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0.311mSv로 나오는 등 모니터링 지점의 2배에 이르는 수치가 측정되는 곳도 있다”며 “이런 곳에서 농작물이 자라고 있고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다”며 측정 지점 위치와 방사선량 수치에 대한 오류를 지적했다.

이어 “2021년 일본 전국의 세슘 농도 예측 값을 보면 도쿄 올림픽 이후에도 피폭량이 상당할 것”이라며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의 방사선 리스크 평가에 따르면 유효선량이 12~25mSv인 지역의 남아 영아는 백혈병 발병률이 7% 높았고 여아 영아는 각각 유방암에 6%, 고형암에 4%, 갑상선암에 70% 발병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 “체르노빌의 경우 사고 이후 개인선량이 5mSv 이상인 곳에 사는 사람들은 대피를 하도록 권장했지만, 일본은 장기적 관점에서 예측해 20mSv로 기준을 높인 유일한 국가”라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는 현재까지 지속되는 방사능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는데, 이 지역에 체류하는 사람들에게는 위험성을 통지하고 보호 방안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후쿠시마 지역주민이었던 카토 린 씨가 '후쿠시마 사고와 주민의 삶'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밖에 후쿠시마 지역주민도 세미나에 참석해 입장을 밝혔다.
카토 린(Kato Rin) 씨는 사고지역에서 60㎞ 떨어진 곳에 거주하던 주민이다. 정부에서 대피 명령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피폭 증상을 느껴 자발적으로 대피했다.

카토 씨는 “사고 나흘 뒤인 2011년 3월 15일 방사선량은 사고 전의 600배인 24.24mSv로 측정됐고 매일 저녁 복통을 동반하지 않는 설사 증상이 나타났다”며 “피폭 증상을 느끼고 오사카 지역으로 피난하자 증상은 멈췄다”고 밝혔다.

또 “2011년 사고 당시 열흘간 초기 피폭선량으로 예측되는 값은 1.5mSv였는데 일반적인 실효 선량한도는 연간 1mSv”라며 “이 정도의 피폭을 강요당했음에도 정부는 적절한 배상·지원이나 사죄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카토 씨는 “후쿠시마 지역에 거주하거나 후쿠시마산 식재료를 먹는 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제3자가 어느 쪽을 강요할 수 없다”며 “일본 정부는 모니터링한 공간선량뿐 아니라 식재료 식품검사, 토양오염 조사 등 상세한 자료를 공표해 시민이 각자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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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j@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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