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태양광풍력사업실 실장
박성우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태양광풍력사업실 실장

11월 12일, 대만의 한적한 어촌인 롱펑항은 차이잉원(Tsai Ing-wen) 총통을 비롯한 션롱진(Chen Jong-chin) 경제부 장관 등 정부 인사와 덴마크 전력회사인 오스테드(Ørsted), 호주 투자회사 멕쿼리, 일본 도쿄전력의 조인트벤처인 제라(JERA)등 세계적인 에너지 투자관련 기업 인사들로 북적였다. 한자리에 모이기 어려운 이들이 한적한 어촌에 모인 이유는 대만 최초의 대규모 상업용 해상풍력단지인 포모사(Formosa) 해상풍력단지의 준공식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포모사 해상풍력단지는 대만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해상풍력개발 계획의 첫 번째 결과물이다. 풍황을 측정하기 위한 기상탑을 2015년에 설치한 이후 단기간에 포모사 단지 건설을 성공적으로 완료함으로써 대만 정부의 해상풍력 정책의 순조로운 출발을 보여줬다.

대만 정부는 2016년 4.8% 수준이던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2025년까지 20%로 높이는 목표를 설정하고, 특히 해상풍력부문에서 2025년까지 5.5GW 규모의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만 개발계획의 특징은 정부주도로 단계별 계획을 수립하고 각 단계별로 뚜렷한 목표를 설정하여 단기간에 해상풍력 시장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만 개발계획의 특징은 정부주도로 단계별 계획을 수립하고 각 단계별로 뚜렷한 목표를 설정해 단기간에 해상풍력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대만의 개발 계획은 3단계로 이뤄지는데, 1단계에서는 태풍과 지진이 빈번한 대만 환경을 고려해 실증용 소규모 발전단지를 건설해 검증을 거치고, 2단계에서는 36개의 개발구역을 선정하고 각 구역별로 사업자를 선정해 본격적인 확산단계로 접어들게 된다.

대만 정부는 해상풍력의 빠른 확산을 위해 2단계 사업 참여시 해외 선진사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에 따라 오스테드(덴마크 전력회사), WPD(독일 에너지개발사), CIP(덴마크 인프라투자사), NPI(캐나다 전력회사), 멕쿼리(호주 투자회사)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에 의해 투자가 확정돼 16개 단지, 5.5GW 규모의 사업이 계획돼 있다. 3단계에서는 2단계에서 선정된 구역 중 미개발 구역과 50m 이상의 깊은 수심 지역을 대상으로 해 국내 산업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될 계획이다. 3단계에서는 사업자 선정 시 국내 산업발전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

또 화석연료를 비롯한 다양한 에너지원별 발전비중에 대한 논의는 신재생 목표치인 20%를 제외한 나머지 80%내에서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신재생 개발정책의 신뢰성을 보장하며, 관계부처간의 원활하고 신속한 업무처리를 위해 정무장관을 중심으로 관계부처 협의체를 운영해 해상풍력관련 의제를 논의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지원정책에 더해 국민 및 지역주민들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협조로 대만은 한국에 건설된 전체 해상풍력단지보다 더 큰 128MW 규모의 대단지를 준공해 해상풍력 규모에서 단숨에 한국을 앞지르게 됐다.

차이잉원 총통은 이날 준공식에서 “이번 풍력발전단지의 상업적 운영은 계획부터 완성까지 대만이 아시아의 풍력 선구자임을 보여주며, 일본과 한국의 풍력발전 회사들이 대만을 성공모델로 배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해상풍력개발에 있어 현재 대만의 계획과 위상을 잘 보여주는 발언이다.

이런 대만의 해상풍력개발 전략과 빠른 개발 속도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단지의 경제성 문제와 환경, 주민 반대 등 입지갈등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풍력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만의 성공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체계적으로 대규모 단지를 개발해 입지갈등을 최소화해 해상풍력 시장이 확대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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