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코 IPO 승인 완료…기업 가치에 이목 집중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상장이 현실화했다. 사우디 자본시장청이 3일(현지시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국내시장 기업공개(IPO)를 승인한다고 밝혔다.

자본시장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CMA 이사회는 아람코의 타다울(리야드 주식시장) 등록과 일부 주식의 발행 신청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아람코는 지분의 5%를 국내외 주식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해외 주식시장에 상장하기 전에는 일단 타다울을 통해 지분 2% 안팎을 매매할 예정이다.

사우디 정부는 사상 최대규모가 될 아람코의 IPO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2016년 1월부터 꾸준히 밝혀왔다. 하지만 각종 변수로 인해 늦춰지다가 이날 사우디 당국의 승인으로 IPO를 위한 공식 절차를 시작했다.

아람코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기록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필연적으로 기업 가치도 가장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 같은 회사가 실체를 공개하는 셈이다.

사우디 정부가 아람코의 IPO를 준비하면서 자체 추산한 기업 가치는 2조 달러(약 2329조 원)다. 이는 애플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1조6000억~1조8000억 달러 정도로 추정한다는 전언이다. 또 몇몇 금융권에서는 아람코의 기업 가치를 1조2000억 달러로 추산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미국의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의 기업 가치는 1조 달러 정도다. 아람코의 가치를 과소평가하더라도 세계에서 가장 비싼 회사로 등극할 수 있다.

아람코는 사우디 왕권을 유지하는 ‘왕관의 보석(Crown Jewel)’으로 불리는 회사다. 세계 산유량의 10%(하루 약 1000만 배럴)를 점유하고 있다.

야시르 오스만 알루마이얀 아람코 회장은 “사우디 정부가 최대 주주가 되리라는 점은 변함없는 사실”이라며 “아람코가 상장되면 새로운 투자자가 사우디의 이익을 수확할 수 있고, 사우디가 국제 투자자에게 더 매력적인 시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도 동영상을 통해 “자본시장청의 주식 발행 승인은 아람코에 전환적이고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전했다.

다만 알루마이얀 회장은 해외 증시 상장에 대해서는 “적절한 때 알리겠다”며 “지금까지는 타다울 상장만”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국제적 투자 기관의 수요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람코의 IPO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추진하는 탈(脫)석유 시대를 대비한 경제·사회 개혁 계획 ‘비전 2030’의 핵심 사업이다. 사우디 정부는 IPO로 확보한 자금을 관광, 대중문화 등 비석유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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