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후핵연료’ 난제…“육지 대신 바다로”
김경수 원자력硏 박사 ‘연안 해저암반 처분’ 방안 제시
“안전 심층처분환경·님비 현상 완화까지”
작성 : 2019년 11월 02일(토) 01:15
게시 : 2019년 11월 02일(토)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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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사용후핵연료 처리 솔루션 회사인 Deep Isolation이 제안한 사용후핵연료 처분방식 '심부수평처분공처분(DHD; Deep Horizontal Drillholes)' 개념 (제공: NUCLEAR ENGINEERING INTERNATIONAL)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안으로 연안 해저 암반에 영구처분하는 방법이 제안됐다.
육지가 아닌 해저 암반에 영구처분장을 건설하는 것이 사용후핵연료를 처분하는 데 유리하다는 의견이다.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 시행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는 원자력계의 ‘뜨거운 감자’인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을 재검토하기 위한 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특히 현재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고 있는 발전소 내 임시저장시설이 포화를 앞두고 있어 단기적으로 원전의 안전 운영을 위해서는 임시저장시설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임시저장시설 주변 지역에 대한 보상을 비롯해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 최종처분장에 대한 지역 수용성은 사용후핵연료 관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넘어야 할 가장 큰 난관이다.

즉 처분장 부지의 확보 여부가 안전한 사용후핵연료 관리 시나리오의 관건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처분장 부지의 수용성을 향상할 수 있는 처분방안이 제안됐다.

김경수 한국원자력연구원 핵연료주기기술연구소 방사성폐기물처분연구부 책임연구원(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부회장).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2019 추계학술발표회 셋째 날인 1일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 분과 발표를 통해 김경수 한국원자력연구원 핵연료주기기술연구소 방사성폐기물처분연구부 책임연구원(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부회장)은 심부수평처분공처분(DHD; Deep Horizontal Drillholes)을 소개했다.

김경수 박사는 “DHD는 최근 미국의 사용후핵연료 처리 솔루션 기업인 Deep Isolation이 유카산 프로젝트(YMP; Yucca Mountain Project) 중단 이후 대안으로 제안한 방법에서 고안한 것”이라며 “수직으로 1~2㎞의 시추공을 50㎝ 직경으로 뚫고 수평으로 변곡점을 그리며 300~600m 폭에 걸쳐 굴착해 수평 구간에 처분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안 배경으로 “심층 처분장에서는 지하수가 흐르는 속도가 느릴수록 안전성이 더 높아지는데, 같은 조건의 암반이라면 연안 대륙붕에서는 바닷물로 포화한 지하수가 거의 흐르지 않고 100만 년 이상 정체될 수 있는 환경”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여러 가지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고 특히 해저 지질상태를 조사·평가할 수 있는 기술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DHD는 경제성·효율성 면에서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박사는 “큰 동굴을 뚫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암반 굴착 물량이 적고 이미 상용화된 시추기술과 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발전소 근처에서 처분하는 경우라면 사용후핵연료를 장거리 운반할 필요가 없어 운반비용과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굴처분에는 작업자 지원을 위한 보조 인프라가 필요하지만 DHD는 인프라가 필요하지 않다”며 “동굴처분 방식은 일괄적으로 작업을 한 후 처분하는 방식이지만 DHD는 필요할 때마다 처분장을 만들어 모듈 방식으로 처분 가능하기 때문에 처분 작업을 단계별로 신속하게 구현하고 즉각적인 폐쇄를 할 수 있다는 효율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 박사에 따르면 YMP의 사용후핵연료 처분 비용은 t당 약 17억원이 드는 데 비해 국내 동굴처분 방식(KBS-3)은 6억4000만원, DHD는 1억6000억원이 든다. DHD를 택할 경우 YMP의 10분의 1, KBS-3의 4분의 1로 비용을 절감하게 되는 셈이다.

그러면서도 “이 개념은 아이디어 수준이기 때문에 DHD 처분방식의 성능과 안전성이 설계요건을 충분히 만족시키도록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규제기관의 지침 개발도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현재 임시저장시설 증설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도 제시했다.

김 박사는 “사용후핵연료를 건식저장을 생략하고 습식저장조에서 반출해 DHD를 통해 영구처분할 경우 임시저장시설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또 그는 “우리나라 여건에서는 사용후핵연료 처분장의 입지 수용성을 향상하기 위해서 임해부지 연안의 대륙붕을 이루는 해저 암반에 심층 처분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에 2080년대까지 발생할 4만t의 사용후핵연료를 처분하기 위해서는 약 6㎢의 부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좁은 국토 면적과 높은 인구밀도, 세계 최고의 원전밀집도 등 입지 여건상 처분장만큼은 바다에 건설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이어 “최종처분장 부지는 임해 지역에 위치하게 되겠지만 지역 사회의 심리적 부담감에 따른 님비(NIMBY)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내륙부보다는 해안에서 수㎞ 떨어진 해저 암반에 처분장을 짓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며 “전문가들이 기술 향상으로 국민의 님비 현상에 대한 심리를 완화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박사는 “우리나라는 처분장 확보가 되지 않으면 원전의 안전 운영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현진 기자 기사 더보기

jhj@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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