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근  ㈜대우건설 상무
김선근 ㈜대우건설 상무

필자는 현재 건설회사에서 근무하면서 건설 산업의 변화에 대해 자주 강변하는 편이다. 이제는 설비분야(전기설비∙기계설비 등)도 기능에만 치우치지 말고 디자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기본적인 기능 인 전등이 불이 잘 들어오고, 콘센트에 전원이 잘 들어오고, 물이 잘나오고, 배수가 잘되고, 냉난방이 잘 되어야 하겠지만 조명기구를 설치해도 주변과 어울리는 조명기구, 벽에 부착 되어있는 스위치나 온도조절기도 같은 색상, 같은 모양, 같은 크기로 설치하면 더욱더 보기가 좋을 것이다. 좀 더 개선 한다면 하나로 통합해 통합형 배선기구를 만든다면 시공성이나 디자인 측면에서도 더욱더 훌륭한 제품이 될 것이다. 당연히 이러한 제품 들은 사용하는데 불편함이나 기능적으로 문제가 없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는 IT강국으로 이러한 것들을 잘 할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고, 또한 과거 보다 훨씬 더 쉬워졌다. 이렇게 하려면 기존의 제품이 아닌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모형(Mock-Up)을 만들어보고, 지속적으로 테스트해 완성품을 세상에 나오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제품 개발을 위해 나름대로 3C(Creativity, Conversion, Copy)의 논리를 가지고 진행했다.

첫째 창조성(Creativity)이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내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물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여 제품을 개발하고 상품화 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우리가 생활하는데 불편한 것, 불합리한 것을 개선한다고 생각하면 좀 더 쉬워질 것이다. 예를 들면 요즘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정부정책이나 사회적인 분위기가 고조 되고 있다. 해서 필자는 ‘디지털 양방향 계량기’를 개발하여 적용한 적이 있다. 한전에서 일방적으로 주는 전력을 단방향으로만 계량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 생산하는 전기도 계량 할 수 있는 양방향 전력량계이다. 또한 기상청에서 지진을 계측하여 알려주는 지진 알림서비스를 아파트 단지 내에 설치하여 지진을 계측할 뿐만 아니라 입주민에게 신속하게 알려줘 대피할 수 있게 해주는 ‘스마트 지진감지 경보시스템’도 이와 같은 발상으로 개발하여 특허를 받았다.

두 번째로 전환(Conversion)이다. A라는 제품과 B라는 제품을 결합하여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서 개발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좁은 공간 안의 샤워부스에 설치되어 있는 욕실팬과 전등을 결합하여 ‘조명 일체형 욕실팬’을 만들거나, 전등 스위치와 온도조절기, 대기전력차단장치, 실시간 에너지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하나로 통합하여 ‘통합형 배선기구’를 개발 한다든지, 세대에 설치되어 있는 비상스피커와 AP(Access Point,무선랜)을 결합하여 ‘스피커 일체형 AP’를 개발 한다든지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얼마든지 많은 부분을 찾아내 개발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복사(Copy)이다. 필자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 하려면 우선 백화점의 전자제품 전시장을 가본다. 제품개발의 영감을 얻기 위해서 이다. 우수한 디자인을 갖춘 제품들이 수도 없이 많이 진열 되어있다. Copy는 다른 제품을 똑같이 복사 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 영감을 Copy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매립형 TV PHONE의 동작 형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든 ‘매립형 면도경’은 기존의 면도경은 벽면에 노출되어 있어 벽면의 공간을 차지 할 뿐만 아니라 위험성이 있는 것을 매립함으로써 두 가지의 문제점을 동시에 해결하였다. 또한, 현관 앞에 설치되어 있는 ‘디지털 도어록’도 같은 맥락이다. 단순하게 시건장치를 하는 기능보다는 거기에 디자인을 가미하여 메모 기능을 갖게 한다든지 회사별로 Identity를 넣어서 특화 디자인을 한다든지 하여 획일적인 디자인이나 기능이 아닌 다양한 디자인과 기능을 가지게 개발하여 특허 및 GD(Good Design)을 취득했다.

요즘 사회적인 이슈인 4차 산업혁명은 지금까지의 획일화된 대량 생산체계가 아닌 각자의 취향을 반영한 맞춤형으로 요구 할 뿐만 아니라, 기능과 서비스, 기능과 디자인 등 다양한 융∙복합을 요구하고 있다. 해서 이제 모든 설비분야에서 기능뿐만 아니라 디자인에도 더욱더 큰 관심을 가지고 제품을 개발하고 적용 할 것을 제안해 본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