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원광대학교 정보통신공학과 교수
김범수 원광대학교 정보통신공학과 교수

10월 1일과 2일 전북 부안에서는 신재생에너지 테마파크 컨벤션센터에서 제16회 신재생에너지 국제포럼이 개최됐다.

태양광, 수소 및 연료전지, 마이크로그리드를 소주제로 미래의 신산업에 대한 그림을 그려볼 수 있는 자리에 관련 전공 학생들과 교수, 업계 전문가들이 모였다.

포럼이 열리는 공간 아래로 신재생에너지 기업 전시회와 초청된 해외바이어들의 수출상담회 등 실제적인 기술들을 논의하는 장이 열렸다. 부안뿐만이 아니고, 광역협력권 에너지신산업 협력사업 기술정보교류회와 실무협의회 등의 신재생에너지 관련 모임이 점점 활성화되고 있는 것을 느낀다.

학생들과 스마트그리드나 마이크로그리드, 그리고 생소한 영어 약자로 이뤄진 많은 기술기반의 뉴스(EMS, ESS, AMI 등)에 대해 질문을 해보면, 그 말들을 들어보긴 했지만 무슨 의미의 말인지를 이해하지 못했다.

영어를 풀어주거나 개념이 풀어 해석돼있는 간단한 그림 한두 장으로 바로 이해를 할 수 있는 학생들이 많은 것을 보면, ‘스마트’라는 말, ‘신’재생이라는 말에만 집중되어 군중 사이에서 소비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러한 신기술이 뉴스로 소비될 때에는, 혹은 컴퓨터가 제어하는 기술이나 바이오 관련 뉴스들이 언급될 때에는, 우리가 자세히 알지 못하는 방식의 제어 때문에 의문의 재난으로 다가오는 공포의 방식으로 처리되거나, 같은 방식으로 우리가 알지 못하는 미래의 기술이라는 장밋빛 판타지로 처리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는 ESS 화재와 관련한 지적이 이어졌다. 수준급의 배터리를 만드는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이렇게 화재가 많이 나는가가 지적됐다.

필자가 참여한 부안의 국제포럼에서도 ESS 화재사건에 대한 조사와 원인 규명을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 한 만큼, 일반 국민의 눈높이에서도 지열발전이니 ESS 화재니 하는 문제가 신재생에너지 기술이 아직 완성도가 있지 못하다는 결론을 내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신재생에너지 기술이 미래산업이라는 기사들과 전망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사실 신재생에너지는 국제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전 세계적인 목표가 있다.

교토의정서에서 시작한 선진국 위주의 기후변화 대처가 많은 정치적인 행보 끝에 미온적인 결과를 얻게 되고, 이어지는 파리 협약에서 우리나라와 많은 나라가 신기후체제에서 참여국 역할을 하고 있다.

기후변화를 주요 요소에서 빼고 나면, 한 방향의 전력공급을 거대한 플랜트 위주로 하게 되는 것이 어찌 보면 기술적인 간결성으로 운영의 효율을 꾀할 수 있다.

하지만, 에너지의 수요와 그 관리를 통해 에너지 생산과 소비의 효율을 모두 맞추려면 ‘스마트’한 방식을 쓰지 않고는 해결이 되기 어렵다. 게다가 전 세계적으로 RE100과 같은 자발적이지만 꽤 강압적인 적용방식으로 거대한 기업들의 온실가스 감축을 추구하기도 한다.

이러한 것은 결국 전 지구적인 캠페인으로 모든 지구인이 현실을 깨닫고 지구를 사용하는 비용을 드디어 내기로 시작했다는 점에서는 고무적이다.

이는 우리 하나하나가 재활용을 꼼꼼히하는 것부터 신재생에너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업의 물건을 구매하거나 본인이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프로슈머의 길을 가는 것까지 모든 행동이 비용이 된다.

언뜻 태양열 패널을 지붕 위에 얹어 전기료를 버는 것으로 희생이 없이 순수이익이 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거대한 전력망에 추가되는 작은 단위의 전력생산기지로서 참여하게 돼 많은 국가의 프로토콜을 이해하고 다양한 방식의 제어방법에서 본인의 전력생산이 끼치는 영향을 이해해야 하는 시간과 노력, 또는 초기비용 등이 희생으로 계산될 수 있다.

우리의 전기는 한전의 안정적인 공급과 국민의 전기절약 습관 등으로 타국과 비교하면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이뤄져 왔다. 어떻게 보면 이러한 안정성 때문에 신재생에너지라던가 마이크로그리드 같은 기존의 에너지 제어방식을 바꾸어나가야 하는 접근에서는 보수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아이러니하지만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와 그 운용에서, 한국이 어느 정도 우위를 보이고 있는 IT기술을 근간으로 세계무대에서 다른 나라와 많은 협업을 이뤄 신사업의 동력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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