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4년차 지역 안전 전문대학 자리매김
공직 연계전공 등 실용적 학과 운영 눈길

매일 220명. 지난 2015년 산업재해보상보험 발표에 따른 일평균 재해자 수다. 하지만 산재 은폐, 미보고 등 숨은 통계를 포함한 실제 재해자 수는 최대 5배까지도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민의 생활수준과 산업화 정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안전은 관심의 뒤켠에 머무르고 있다. 현 정부에서 ‘안전’을 핵심 의제로 선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민의 안전 확보’가 국가 단위의 정책 과제가 된 상황에서 교육계도 발 빠르게 대응해나가고 있다. 정부의 안전 분야 육성 정책과 맞물려 각 대학 안전 관련 학과의 입지도 나날이 확대 중이다. 경기북부지역에서 안전 분야 인재양성의 요람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동양대학교 북서울캠퍼스 안전공학부를 방문해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경기도 동두천시 일원에 소재한 동양대학교 북서울캠퍼스는 올해로 설립 4년 차를 맞은 신생 대학교다. 경북 영주시에 본교를 두고 있으나, 중요성이 커진 일부 학부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난 2016년 캠퍼스가 설립됐다.

안전공학부는 북서울캠퍼스의 핵심 학부 중 하나다. 최근의 안전 분야 변화상을 반영, ▲산업안전공학 ▲공공안전공학 ▲테크노공직 연계전공 등 3개 부문으로 나뉘어 운영되는 이 학부는 올해 제1회 졸업생 배출을 앞두고 있다.

특히 테크노공직 연계전공은 동양대만의 차별점이라 할 만하다. ‘공무원 사관학교’라는 동양대의 방침이 그대로 녹아든 학과로, 방재안전직·기계직 등의 기술직 공무원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학생들의 수요에 맞춘 과목을 개설, 실제로 안전 분문 공직에 진출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동양대가 시행 중인 ‘1만 시간 로드맵’이다. 1만 시간의 노력을 기울이면 높은 수준의 실력을 갖출 수 있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을 응용한 것으로, 1학년은 1500시간, 2학년 2500시간, 3학년 3500시간, 4학년 2500시간 등 ‘양과 질’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학부의 졸업 후 진로는 크게 공직 부문과 민간 부문으로 나뉜다. 전자는 기술직 공무원을 비롯해 산업안전관리공단·전기안전공사·가스안전공사 등 공기업 및 유관기관을 포함하며, 민간 부문은 중공업·건설·자동차 등 산업별 안전설계·시설관리자로 진출하게 된다.

(인터뷰)고권현 동양대학교 안전공학부 학과장

고권현 동양대학교 안전공학부 학과장<사진>은 안전 분야의 양대 축으로 불리는 화학, 소방 분야 모두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로 불린다. 한국위험물학회, 한국화재소방학회 등에서 두루 경험을 쌓아, 산업 현장과 학계를 잇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고 교수는 “국민의 생활수준과 산업화 정도가 고도화될수록 안전에 대한 관심을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전통적인 안전 문제 외에도 공공안전, 보건, 더 나아가 건강과 4차 산업혁명까지 포괄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고 교수가 주목하는 부분은 현장에서의 적응력이다. 산업현장에서 안전관리가 효과를 띠려면 이론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노하우가 필요한데, 고 교수는 다양한 강의를 통해 현장의 경험을 학생들에게 전파하고 있다.

그는 “학생들이 현장에 처음 진출하면 ‘어느 선까지 안전을 확보할 것인가’하는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며 “그때 필요한 게 다양한 현장노하우와 현행법에 대한 지식인만큼 이 부분도 놓치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 따른 안전 분야의 대응전략으로는 기술의 선제적 활용을 꼽았다. 그중에서도 안전 분야에서 활용이 높은 기술로 빅데이터를 선정, 실제 교과목에 반영해 대내외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고 교수는 “장차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안전관리가 안전의 새로운 방향으로 제시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통계학 과목을 학부 프로그램에 반영해 기술 이해도를 높여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미니인터뷰)동양대학교 북서울캠퍼스 안전공학부 3학년 이재승 씨

지난 2014년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한 고등학생을 안전 분야로 이끌었다.

안전공학부 학회장을 맡고 있는 3학년 이재승 씨<사진>는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안전공학부를 선택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우리의 일상과 산업현장의 안전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관리 허술 뿐만 아니라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안전 분야 전문가 돼 국가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최근 정부의 안전 분야 투자가 늘어난 것과 관련해선, 전공자들의 기대감과 함께 자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근래에 들어 안전 분야가 미래에 재조명될 분야라는 확신을 가지게 된 학생들이 늘었다”며 “공무원 확대 채용을 비롯해 민간 분야에서도 안전 관련 인력의 수요가 늘어나 기대감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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