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의 소자가 열화되는 번인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양자점 액정 디스플레이 TV다!" 또는 "시야각이 뛰어나고 색감까지 좋은 무려 유기발광다이오드 TV라고!"

TV를 구매하러 하이마트를 찾은 소비자가 이처럼 전문적으로 구분하며 사는 경우가 있을까?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시비가 한창이다.

LG전자는 지난해에도 LG디스플레이에서 기술설명회를 실시하며 자사의 OLED 기술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 바 있다. 당시에도 삼성전자의 QLED 마케팅을 놓고 비난했다.

이어 최근에는 LG전자가 먼저 8K TV 기술설명회를 예고하자, 당일 아침 갑자기 삼성전자 측도 기자회견을 알리는 문자를 보내왔다. 덕분에 아침 9시 30분부터 LG전자가 있는 여의도에서 삼성전자 기자실이 있는 시청, 그리고 삼성전자의 R&D 캠퍼스가 있는 서초구까지 강행군을 펼쳐야 했다.

내용은 더 가관이다. 공정성을 생각해 기사로 담지는 못했지만, LG전자가 자사 OLED TV와 함께 비교한 삼성전자의 QLED TV에서 잔상이 발생했다. 삼성전자는 LG전자의 OLED TV에서 유튜브 등 8K 동영상이 재생되지 않는 반면 자사 TV에서는 영상이 재생되는 점을 강조했다(최근 LG전자는 유튜브 8K 영상 재생을 지원하는 ‘업그레이더’를 발표했다).

또 삼성전자는 QLED가 판매되고 있는 미국ㆍ영국ㆍ호주 등에서 광고심의 기관을 통해 QLED 명칭이 문제없다는 점을 알렸고 같은 날 LG전자는 학계, 업계, 특허청의 판단을 거론하며 이를 또 부정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감정싸움은 TV뿐만 아니라 건조기로도 옮겨갔다.

삼성전자는 유튜브를 통해 ‘삼성 건조기 그랑데’를 홍보하며 콘덴서 자동세척 방식에 대해 "먼지가 섞인 물로 청소를? 제대로 관리 못 하면 냄새도 날 수 있고 녹이 슬 수도 있는데?"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자동세척 방식의 건조기를 생산하는 곳은 LG전자가 유일하다.

문제는 이런 비방전이 그들의 주장처럼 과연 소비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이런 진흙탕 싸움은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고,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두 대기업의 위상이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화질, 시야각, 색감, 등 기술력을 넘어 판단은 소비자의 몫이다. 애들 장난처럼 유치하게 옥신각신하는 것보다 성숙한 경쟁을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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