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조합·변압기조합, 한전 단가입찰서 나란히 웃었다
단독 나선 금강변압기도 수주 성공, 3자 모두 물량 확보

조합 컨소시엄 체제가 깨질 것이란 일부의 전망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막상 뚜껑을 열자, 조합 컨소시엄은 오히려 어느 때보다 굳건했다.

25일 진행된 한국전력 배전용 변압기 단가입찰에서 전기조합과 변압기조합 컨소시엄은 나란히 대부분의 물량을 수주하며 저력을 발휘했다.

유일하게 단독 응찰에 나선 금강변압기도 낙찰에 성공,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이번 입찰은 금강변압기가 막판까지 조합 컨소시엄에 합류하지 않으면서 상당수 기업들이 개별 입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등 조합 컨소시엄이 흔들릴 것이란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조합 체제에 균열이 생기면 유례없는 출혈 경쟁으로 전개될 공산도 컸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변압기 양대 조합 회원사 중 추가적인 이탈 기업은 발생하지 않았다. 두 조합이 견고한 컨소시엄 체제를 유지하면서 입찰 결과도 별다른 이변 없이 끝이 났다.

◆이변은 없었다…전기조합·변압기조합 750억원 이상 수주

고효율주상변압기 광유 기준으로 31개 기업이 참여한 전기조합 컨소시엄은 고효율주상변압기(30kVA, 유탭, 광유) 3180대를 대당 106만1500원에, 아몰퍼스주상변압기(100kVA, 유탭, 내염) 1015대를 대당 277만7500원에 수주하는 등 전체 입찰 21건 중 절반이 넘는 13건을 낙찰받았다.

고효율주상변압기 광유 기준으로 14개 기업이 참여한 변압기사업조합 컨소시엄은 고효율주상변압기(50kVA, 유탭, 광유) 2650대를 대당 146만800원에, 아몰퍼스주상변압기(100kVA, 유탭, 내염) 1015대를 대당 277만5300원에 수주하는 등 총 7건을 가져갔다.

전기조합은 3만1945대, 약 500억원(부가세 포함) 어치, 변압기조합은 1만7780대, 약 250억원 어치를 수주했다.

한 조합 관계자는 “용량을 합해서 공고한 입찰 건들이 포함돼 있어 한전이 개별단가를 확정하는 시점에 가야 정확한 수주금액을 알 수 있다”면서 “입찰 결과는 아쉬운 점도 없지 않지만, 나름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단독 응찰 나선 금강변압기도 45억원 수주

유일하게 단독 입찰한 금강변압기도 만족할만한 성적을 냈다.

금강변압기는 고효율주상변압기(50kVA, 난연유) 2697대를 340만원에 수주했다. 금액으로는 약 45억원이다. 한전 입찰 규정상 1개 기업이 최대 5000대, 50억원 이상을 수주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치에 가까운 규모다.

임종봉 금강변압기 대표는 “200% 만족할 만한 입찰 결과를 얻었다”면서 “지난해 약 20억원에 불과하던 한전 물량이 두 배이상 확대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 “한전 물량이 갈수록 줄고, 업체수가 늘어나면서 안정적 물량확보를 위해 단독 입찰을 결정했다”며 “좋은 단가에 적정 물량을 수주했기 때문에 고무적이고 만족스런 결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업계 위기감 반영…실 발주 물량 예의주시

이번 입찰에서 조합 컨소시엄이 유지된 것을 두고 조합의 리더십이 발휘됐다는 평가도 있지만, 대다수 시각은 업계의 위기감이 강하게 작용한 탓으로 보고 있다.

한전 물량이 급감하는 추세에서 개별 경쟁에 따른 저가 수주는 자칫 업계 공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꽤 컸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단가입찰 대비 한전의 1년간 실 발주 물량은 70%대에 불과하다. 입찰 전략을 고심하던 기업들은 일감 절벽이 극에 다른 상황에서 앞으로 1년을 좌우할 단가입찰이 출혈 경쟁으로 진행되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한 CEO는 “한전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데, 조합 컨소시엄마저 깨지면 끝이라는 절박감이 컸다. 선택지도 많지 않았다”면서 “입찰은 끝났고 이제부터는 한전의 실 발주량이 어떻게 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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