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조금 축소, 판매 감소, 대규모 손실 탓

중국의 전기차 제조업체가 고속 성장 시대를 끝내고 침체기에 들어서며 줄도산할 것으로 우려된다.

업계에 따르면 홍콩 최고 갑부인 리카싱이 투자한 중국 전기차 업체 ‘FDG’에 대해 최근 파산을 신청했다.

리카싱은 2015년 FDG에 투자했지만 이후 회사의 경영 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와 관련 2017년 회계연도에 22억 홍콩달러(약 34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2018년에도 20억 홍콩달러(약 3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FDG는 2건의 은행 대출 원리금도 상환하지 못해 은행 측과 부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중국 정부에도 도움을 요청했다. FDG의 자회사는 종업원에게 월급도 주지 못하고 있다는 현지 보도까지 나온 상황이다.

문제는 이같은 어려움을 겪는 전기차 업체는 FDG 뿐이 아니라는 점이다. 또 다른 중국의 전기차 업체 ‘니오(Nio)’는 2분기에 26억 위안(약 44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창업자 리빈이 2014년 이 회사를 세운 후 누적 손실액은 57억 달러(약 6조8000억원)에 달한다.

그동안 중국 전기차 업체는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 지원으로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연구개발(R&D)과 생산시설에 막대한 투자를 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점차 줄이면서 급팽창해왔던 현지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매년 30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2009년부터 전기차 구매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해왔다. 2014년에는 전기차 1대당 보조금을 10만 위안(약 1700만원)으로 늘리기도 했으나 단계적인 보조금 감축 정책 때문에 내년에는 완전히 중단될 전망이다.

여기에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기 하강과 중국 정부의 보조금 감축 등이 겹치면서 지난 7월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4.7% 감소했고 8월에는 감소 폭이 16%로 더 커졌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우후죽순으로 생겼던 중국 내 전기차 업체 중 상당수가 파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며 “중국 정부가 만들어 낸 전기차 거품이 이제 꺼질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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