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석유 시설 피습 후 중동 정세 요지경…알뜰주유소도 ‘백기’

22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앞에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게시돼 있다. (제공: 연합뉴스)
22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앞에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게시돼 있다. (제공: 연합뉴스)

전국의 운전자들이 비싸지는 기름값으로 인해 시름을 앓을 전망이다. 전국 휘발윳값이 한 달 동안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휘발윳값이 오르는 이유는 유류세 인하 조치가 완료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7% 인하 정책이 종료된 이후 휘발윳값은 상승으로 전환했다. 다만 상승률은 이달 둘째 주부터 완화되고 있다.

2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9월 셋째 주 주간 단위 전국 주유소 보통 휘발유 가격은 전주보다 ℓ당 5.6원 오른 1529.1원이다.

전주 대비 오름폭은 ℓ당 9월 첫째 주 23.0원, 둘째 주 6.6원보다 완만해졌다.

서울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전주 대비 ℓ당 4.9원 오른 1632.3원을 기록했다. 최저가 지역인 대구도 7.8원 오른 1499.7원이다.

상표별로는 가장 비싼 SK에너지가 ℓ당 1544.3원으로 6.1원 올랐다. 알뜰주유소는 1502.3원으로 전주보다 6.0원 올랐다.

알뜰주유소의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지원책은 유류세 인하 조치 종료와 함께 중단됐다. 이로 인해 박리다매를 추구하는 알뜰주유소도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지난 5월 초 유류세 인하율이 15%에서 7%로 줄어들 당시와 비교하면 일단 가격 상승 속도는 완만해졌다”면서도 “당분간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류세 인하가 끝난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9일까지 휘발윳값의 총 상승분은 40.2원이다. 이는 유류세 환원분인 58원에 미치지 못한다.

기름값 상승 요인은 외부에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 피격 사태로 인해 국제유가 인상이 불가피하다. 이미 전주보다 배럴당 6달러 이상 상승했다.

사우디 쇼크는 다음 달 첫째 주 국내유가에 즉각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제유가 상승분은 통상 2~3주 뒤에 국내 주유소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사우디 석유 시설 피격 사태는 장기화할 조짐이다. 폭격을 직접 실행한 주체는 예멘 반군이지만 이면에는 사우디와 이란의 대리전 양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7년째 내전을 벌이고 있는 예멘은 사우디가 정부군을, 이란이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 사우디는 또 친미국가로서 대(對)이란 경제제재를 암묵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이란산 원유 수출이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사우디조차 판매할 수 있는 기름이 없는 상황이다. 직접적인 피해자인 사우디 국영 석유사 아람코는 일본으로 수출하는 원유를 원래 계약했던 품질보다 낮은 제품으로 대체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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