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이 지나면 공공기관은 분주해진다. 국정감사를 준비해야하기 때문이다. 국정감사는 정부는 물론 공공기관의 1년 동안 실적 및 경영에 대한 민의의 평가이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를 통해 해당 기관이 흠집 잡히지 않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이미 8월 말부터 공공기관들은 국정감사에 대비해 사전 질의를 만들고, 국회 의원실을 방문해 일체 의혹을 살만한 사안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다. 국회의원들은 국감기간 동안 본인의 국정할동을 평가받는다. 해당 상임위별로 철저한 준비를 통해 피감기관의 잘못된 점을 송곳처럼 찔러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국민들이 지켜보기 때문에 어설픈 질문, 민원성 질문은 최대한 자재 해야 한다.

가끔 국정감사장이 호통치는 장소로 변할 때가 있다. 다짜고짜 소리치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의원도 있다. 고집스러울 만큼 질문만 하는 의원도 있다. 국민들은 답을 듣고 싶은데, 답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 가끔에서 이런 모습이 국정 감사장의 일상적인 모습이 됐다.

송곳같은 날카로운 질문이 묵직한 방패를 뚫는 듯 한 짜릿함이 사라진지 오래다. 그래도 기대 때문에 질의 순서를 기다리고 의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피감기관 관계자는 하루종일 긴장감 속에 국감장을 주시한다. 올해는 국정감사가 다소 맥 빠질 수 있다는 우려의 소리도 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국정감사 준비에 소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모든 국회의원이 국민들로부터 1년간의 노력을 평가받는 국정감사인 만큼, 국가 살림에 대한 날카로운 감시와 지적이 필요하다. 준비단계에서 부터 피감기관을 괴롭히겠다는 생각에 소화할 수 없는 자료를 요구하는 관행에서부터 적절치 못한 질의로 시간만 채우겠다는 생각도 버려야한다. 국회가 정부와 공공기관에 대한 국정감사가 명쾌해야 국가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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