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필식 한국동서발전 정보보안처장
정필식 한국동서발전 정보보안처장

아직 여름의 더위가 가시지 않았지만 부쩍 시원해진 바람이 가을 기운을 느끼게 한다. 예로부터 한가위에 우리 조상들은 햇곡식과 햇과일로 조상들에게 차례를 지내고 이웃들과 감사와 나눔의 마음이 담긴 선물을 주고받았다. 넉넉하지 않더라도 즐겁게 추석을 맞이하고 따뜻한 정을 나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라는 말처럼 서로가 지나치지도 모자라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주변에 온정을 실천했다.

시대는 변했지만 이웃에게 베풀고 정을 나누는 문화는 그 형태를 달리하며 이어져왔다. 2019년 대한민국에는 ‘사회적 가치’의 모습으로 등장했다. 사회적 가치란 사회적∙경제적∙환경적∙문화적 영역에서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가치로 정의되곤 한다. 최근 이러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공공기관, 기업들의 활동 및 시도가 자주 눈에 띈다.

사회적 가치 실현에는 안전 및 환경을 위한 제도·활동, 사회적 약자를 위한 각종 공동체 활동 등 다양한 방안이 있겠으나 공공기관에서 시행해 볼만한 한 가지 방안을 제안해 본다. 공공기관이 중소기업을 포함한 국내기업의 기술력 제고 및 신제품 판로 확보를 위해 실증사업 역할을 좀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면 어떨까 한다. 물론 지금까지 공공기관이 테스트베드 역할을 시도해오고 있었으나 보다 적극적이고 대상 분야를 넓힌다면 그 효과는 크게 개선될 것이다.

일례로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한국동서발전에서 추진한 정보통신분야의 실증사업 사례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동서발전의 정보통신분야 유지보수용역은 그동안 대기업이 시행해왔다. 하지만 사회적 가치와 유지보수의 안정성을 함께 고려해 기존에 해오던 용역범위를 중소기업이 단독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셋으로 나눴고 지난 6월부터 2개 분야의 정보통신설비 유지보수를 중소기업이 수행 중에 있다.

또 동서발전은 도입한지 10년이 지난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의 고도화 방안으로 현재 운영 중인 독일 SAP사 제품을 업그레이드 하는 대신 전자정부 플랫폼을 준용한 신규 시스템 설치로 추진방향을 결정하면서 국내제품을 대상으로 사전 개념검증(POC)을 시행했다. 그 결과 국내 공공기관의 ERP시스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사 외에 국내기업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지난 7월 동서발전은 ‘ERP 시스템 고도화 용역’ 계약체결을 했으며 계약자인 국내 솔루션 사업자에게는 발전설비관리 모듈을 포함한 ERP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개발, 구축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됐다. 사업 완료 후 신규 ERP 시스템은 공공기관은 물론 해외 설비산업 ERP 시장 진출에도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라는 공동체적인 의미를 되새기며 함께 이룬 풍성한 결실에 대해 감사와 고마움을 간직하는 가을이다. 나 혼자보다 ‘우리, 함께’할 때에 값진 성과를 이루기 마련이다. 나의 이웃이자 동반자인 중소기업의 손을 맞잡고 혁신을 실현할 때에 진정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올 한가위에는 동서발전의 나눔과 배려의 정신이 한가위 보름달처럼 빛나길 바란다.

한국동서발전㈜ 정보보안처장 정필식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