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직수입 확대로 ‘딜레마’ 빠진 가스공사
발전사 천연가스 직수입 열풍에 가스공사 ‘개별요금제’ 카드 꺼내
찬성·반대 논리 뚜렷...에너지산업 전체를 보는 정책 필요
산업부 “효율성, 공정경쟁, 수급 안정 등 고려할 것”
작성 : 2019년 09월 07일(토) 03:27
게시 : 2019년 09월 07일(토)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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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천연가스 시장의 발전 방향과 발전용 개별연료비 제도’를 주제로 전력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가스업계는 물론 발전업계에서도 한국가스공사의 개별요금제와 천연가스 직수입이 ‘뜨거운 감자’다.

지난 6일 ‘천연가스 시장의 발전 방향과 발전용 개별연료비 제도’를 주제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전력포럼은 급변하는 가스 시장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가스·발전업계 관계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가스공사가 공사의 명운을 걸고 추진하는 개별요금제가 지금까지의 국내 천연가스 시장의 가격 체계를 바꾸는 정책인 만큼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당사자들에게는 동향파악을 위한 중요한 자리였기 때문이다.

◆평균요금제 vs 개별요금제

현재 가스공사는 국내에 공급되는 가스에 대해 평균요금제를 적용하고 있다.

평균요금제는 가스공사가 시기별로 계약한 프로젝트를 통해 들여온 천연가스의 평균가격을 수요자에게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제도다.

그런데 가스공사가 수요자마다 다른 계약을 통해 개별가격을 적용하겠다고 나선 것이 개별요금제다.

지난 6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는 발전용 천연가스에 개별요금제를 도입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개별요금제가 적용된다면 크게는 가정용과 발전용, 더 나아가 발전사나 발전소별로 천연가스 연료비에서 차이가 생긴다.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 속에서 가스발전 비중의 상승이 불을 보듯 뻔한 가운데 변동비반영시장(CBP)에서 급전 순위와 직결되는 연료비와 관련된 문제다 보니 발전업계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스공사가 개별요금제를 들고나온 이유는 발전사들이 직수입 물량을 늘려가고 있으며 현재의 시장 상황이 유지된다면 모든 발전사가 가스공사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직수입을 채택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양기욱 산업통상자원부 가스산업과장도 “천연가스 수급계획을 통해 의향을 조사해 보니 현재의 가스 시장이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모두 직수입하겠다는 의향을 갖고 있었다”고 시인했다.

1998년 자가소비용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이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면서 가능해진 직수입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LNG 시장에서 미미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2016년 216만t에 불과했던 LNG 직수입 물량은 2017년 464만t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고 지난해에는 617만t을 기록하는 등 최근 직수입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발전용 LNG는 2017년 기준 전체 물량의 20%가 직수입을 통해 국내로 들어왔을 정도로 발전사들은 적극적으로 직수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스공사가 현재 수입하고 있는 천연가스에 대한 계약이 2024년부터 2027년까지 줄줄이 만기를 앞두고 있어 후속 계약의 규모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수요를 예측해야 하는 상황도 이 논의에 가속도를 붙이게 하는 요인이다.

◆직수입 급증 이유는

발전용을 중심으로 천연가스 직수입이 급증한 직접적인 이유는 미국의 셰일혁명,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천연가스 생산량 증가 등으로 인해 국제 가스 시장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봉걸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는 “국제적으로 에너지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면서 수요자가 협상력에서 우위를 갖는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비장기계약 비중이 늘어나고 거래가 유연화되는 등 가스 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상황에 수요자에게 유리하게 변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직수입을 도입한 발전사가 CBP 제도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다 보니 다른 발전사들도 잇따라 직수입을 검토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계절별로 수요 차이가 심한 가정용 천연가스가 평균요금을 인상하는 요인으로 작용함으로써 가스공사의 평균요금제에 묶인 발전사들은 이에 따른 손해가 발생한다고 판단해 직수입에 대한 유인이 더 큰 것이다.

◆“회사 운명 가스공사에 맡기라는 격” vs “비효율적 수급관리 비용 유발할 것”

발전사들의 직수입 요구 증대 등 여러 원인을 배경으로 탄생한 개별요금제에 대한 찬반은 이날 포럼에서 극명하게 갈렸다.

류권홍 원광대학교 교수는 “개별요금제는 직수입 거래 과정 중간에 가스공사가 끼는 셈인데 그러려면 가스공사가 대리인이라는 자격을 받아야 한다”며 “문제는 회사의 생존이 걸린 LNG 수입계약의 대리인 권한을 어떤 회사가 가스공사에 넘기겠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만약에 국가가 이를 강제한다면 헌법위반에 해당한다고 류 교수는 덧붙였다.

반면 직수입을 결정한 기업이 국제 가스 시장의 상황에 따라 이를 번복할 경우 그에 따른 비효율적 수급관리 비용이 발생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장현국 삼정KPMG 상무는 “지금처럼 국제시장에서 천연가스가 저렴할 때는 모두가 직수입하려고 하지만 만약 국제시장이 급변해 평균요금제를 선택하는 게 이익이 크다고 판단되면 모두가 평균요금제로 돌아올 것이고 이는 요금인상의 요인이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개별요금제 도입에 앞서 기존의 가스공사가 누리던 독점적 지위를 내려놔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성봉 숭실대학교 교수는 “개별요금제 도입은 지금까지 자연독점사업자였던 가스공사가 장사하겠다고 나서는 격”이라며 “시장에 진입하고자 한다면 가스공사를 구매, 설비, 판매를 담당하는 3개 기업으로 분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이어 “특히 계통운영 부분은 전력거래소처럼 꼭 독립운영돼야 한다”며 “직수입 사업자 많아지는 데 경쟁 주체 중 하나인 가스공사가 시스템을 운영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에너지산업 전체를 보는 정책 필요

이날 포럼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전력산업과 가스산업을 분리하기보다는 전체적인 에너지산업을 아우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류 교수는 “개별요금제도가 가스 시장과 전기 시장을 흔들어 전체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정책을 도입할 때 에너지 시장 전체를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창호 전기연구원 박사도 “전력과 가스가 분리된 형태로는 에너지산업의 발전이 어렵다”며 “민간기업은 전기, 열, 가스를 같이 공급해 경쟁력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집단에너지사업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불만도 나왔다.

구자균 지역난방공사 전력사업처장은 “열을 공급하는 집단에너지사업의 특성상 가스공급 안정성이 매우 중요해 발전사업자들과 달리 전략적인 선택이 어렵다”며 “그런데 개별요금제 등 정책이 너무 급변하다 보니 도망갈 틈도 없이 당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 정부 관계자는 “효율성은 늘리고, 발전사 간 불공정경쟁은 줄이고, 천연가스 수급 안정은 확보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세심하게 검토해나가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장문기 기자 기사 더보기

mkchang@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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