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국부펀드 PIF 총재, ‘실세’ 무함마드 왕세자…IPO 프로젝트 가속도

야시르 아스만 알 루마이얀 신임 아람코 회장
야시르 아스만 알 루마이얀 신임 아람코 회장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회장이 칼리드 알 팔리 에너지 장관에서 야시르 오스만 알 루마이얀 공공투자펀드(PIF) 총재로 교체됐다고 국영 알 아라비야 방송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 팔리 장관도 2일 오후 본인의 트위터에 글을 게시하며 “알 루마이얀 회장의 취임을 축하한다”면서 “이번 회장 교체는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아람코에 매우 중요한 한 걸음”이라고 설명했다.

아람코는 내년 또는 2021년을 목표로 지분의 5%를 국내외 증시에 상장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IPO를 추진하고 있다. 원래 지난해 하반기로 예정됐지만, 공모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미뤄졌다.

사우디 정부는 공모 금액이 1000억 달러(약 122조 원)가 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시장 내부에서는 이보다 25% 정도 적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아람코의 IPO로 모은 자금을 탈석유 시대를 대비한 산업 구조 다변화 정책인 ‘비전 2030’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비전 2030’은 사우디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한다.

이를 자금으로 뒷받침하는 곳이 무함마드 왕세자가 회장인 국부펀드 PIF다. 아람코의 새 회장이 된 알 루마이얀 PIF 총재는 금융권 출신으로 무함마드 왕세자의 최측근 중 하나로 알려진 인물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회장 교체로 사우디 산업에너지·광물부와 아람코가 분리될 것”이라며 “이는 아람코의 IPO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양측의 이해관계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알 팔리 장관은 에너지부 장관직은 계속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투자은행 RBC 캐피털 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 수석상품전략가는 “알 팔리 장관을 경질한 것은 무함마드 사우디 왕세자가 아람코 IPO를 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보여준다”며 “왕세자는 아람코 IPO를 완수하기 위해 자신의 최측근을 전면에 배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우디는 지난해 10월 자국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으로 인해 국제적 비난 여론에 직면한 바 있다. 간접적으로 아람코 IPO마저 부진을 겪어 왔다.

아람코 회장 교체 효과는 즉각 나타나는 모양새다. IPO 작업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당장 이번 주에 모건스탠리 등 세계 주요 투자은행(IB)들과 아람코 임원 및 사우디 정부 관계자 간 회동이 예정돼 있다. 조만간 아람코 이사회도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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