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선도 韓 원전해체기술’ 워크숍 개최…“해체 표준 개발 必”

27일 강원 정선군 하이원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19 KEPIC Week' 원전해체 워크숍에 관계자들이 참석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27일 강원 정선군 하이원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19 KEPIC Week' 원전해체 워크숍에 관계자들이 참석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원전 해체 작업을 본격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표준 개발, 방사선 관리 등에 대한 정보 공유와 논의를 위한 장이 열렸다.

27일 강원 정선군 하이원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19 KEPIC-Week’에서 국내외 전력산업계 기술 공유와 KEPIC(전력산업기술기준)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30일까지 열리는 이 행사는 대한전기협회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을, 전력산업계가 협찬을, 강원국제회의센터가 지원했다.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대한민국 원전해체기술!’ 워크숍은 김희근 위덕대학교 에너지전기공학부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원전해체와 관련한 기술 ▲KEPIC ▲실용화 ▲방사선 관리 등의 주제로 각 전문가들이 발표를 진행했다.

김종해 대한전기협회 KEPIC처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김종해 대한전기협회 KEPIC처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김종해 대한전기협회 KEPIC처장은 원전해체 기술 확보를 위한 25년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전했다.

김 처장은 “아쉽지만 그동안 발전·운영해온 원전을 본격적으로 해체해야 하는 때가 왔다”며 “KEPIC 표준 개발은 미래 해체 산업의 기반을 닦고 교두보가 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원자력발전을 해외 기술에 의존했던 것과 미래 원전해체 시장에서는 우리나라가 선점을 할 수 있도록 그간의 표준화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25년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최근석 대한전기협회 KEPIC처 원자력팀장이 발표하고 있다.
최근석 대한전기협회 KEPIC처 원자력팀장이 발표하고 있다.
최근석 대한전기협회 KEPIC처 원자력팀장은 ‘원전해체분야 KEPIC 표준화 방안’에 대해 발표를 이어갔다. 최 팀장은 “2017년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이후 2030년까지 12기의 원전이 순차적으로 정지하면서 해체 시장이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반해 아직 해체 표준에 대한 기반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며 “해체산업기술 개발과 더불어 원전해체 표준개발 기반이 마련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 팀장은 “법령과 지침을 검토하고 R&D(연구개발) 협업과 더불어 전문가 활용을 통해 원전해체 KEPIC 표준을 개발할 예정”이라면서 “현재까지 국내외 원전해체 사례를 조사하고 120종의 표준제정 참조문서를 검토했으며 KEPIC 원전해체 표준개발 소위원회·KEPIC 원전해체 품질보증계획 요건 소위원회 운영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 해체 역무에 근거해 필수기술과 보조기술을 분류하고 중요성·긴급성·활용성 측면에서 우선순위를 도출했다”며 “우선순위 20종에는 고방사선기기 해체방법론, 계통제염 기술성 평가, 해체폐기물량 산정, 고체폐기물 관리, 계통 방사선학적 평가 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최 팀장은 “원전해체 필수·보조기술 개발결과를 표준화에 연계해 원전해체 품질보증 요건 도입방안을 수립하고 산업계 의견을 워크숍이나 공청회 등을 통해 지속해서 수렴해 KEPIC 해체 분야 표준 초안을 개발할 것”이라며 “국내외 규제기준에 부합하는 원전해체 표준을 개발해 안전하고 신뢰받는 해체기술로 표준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세계 어디에도 원전해체에 대한 기술표준이 없는데 오히려 KEPIC의 기술표준화가 기업의 창의성을 떨어뜨리고 규제를 강화할 뿐’이라는 일부 여론에 대해 최 팀장은 “규제기술기준은 규정된 내용의 준수가 강제적이며 표준은 사용자들이 자율적으로 합의 하에 정하는 문서로, 원전산업계의 애로사항이나 현안을 KEPIC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은 사업자별로 해체를 수행하고 각 기업의 고유 기술로 보호되지만, 우리나라는 단일 발전사업자가 원전을 운영하고 있고 해체 경험도 전무하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김희근 위덕대 에너지전기공학부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김희근 위덕대 에너지전기공학부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김희근 교수는 ‘원전해체가 방사선 관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발표했다. 김 교수는 “ 해체는 역할을 다한 원자력의 전(全)주기 안전성 확보를 위한 수단”이라며 “지금까지 원전 건설과 운영만 해왔기 때문에 경험이 전무한 원전해체에서의 방사선 관리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원전 건설과 해체를 비교하면서 “건설과 비교했을 때 해체 시에는 사고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해체 시에는 방사성오염이 존재한다”며 “원전해체는 방사선 측정에서 시작해 방사선 측정으로 끝나는 프로젝트로, 방사성폐기물의 감용과 처분이 해체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좌우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원전 운영은 반복 작업이기에 피드백이 강조됐지만, 해체 작업은 거의 대부분 새로운 업무”라며 “운영처럼 정확한 수치에 따라 제어가 가능한 것이 아니라 해체는 선량 예측에 변동이 생기는 등 환경에 따라 변화 폭이 크다”고 차이를 설명했다.

또 “해체 시에는 작업자의 내부 피폭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방사선 작업 계획을 세우고 방폐물과 방사성유출물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며 “방사선구역관리와 작업장·개인을 감시하는 업무가 강조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원전해체와 안전한 방폐물 관리를 위해서는 최종 처분을 고려한 해체·절단 수행이 필수적이고 해체원전의 방사선학적 특성평가는 해체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라며 “80만 드럼 규모의 경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을 고려한 감용과 발생량 최소화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며 “한 호기당 1만4500드럼 내에서 해체폐기물을 처분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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