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효성 탄소섬유 공장 방문해 日의존 핵심소재 기술자립 강조
조현준 효성 회장 “수소경제 핵심 탄소섬유 키워 소재강국 건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전북 전주시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이 끝난 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왼쪽)과 함께 탄소섬유를 사용해 3D 프린터로 제작한 전기자동차에 시승해보고 있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전북 전주시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이 끝난 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왼쪽)과 함께 탄소섬유를 사용해 3D 프린터로 제작한 전기자동차에 시승해보고 있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극복하기 위해 대일의존도가 높은 핵심소재의 기술자립화를 지원한다.

문 대통령은 20일 전북 전주에 위치한 효성첨단소재 탄소섬유 공장을 방문해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책임 있는 경제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핵심 소재의 특정 국가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시한을 나흘 앞둔 상황에서 핵심 기술 자립을 통해 일본의 수출 보복 사태 장기화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효성과 전라북도가 총 1조원 규모의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서에 서명한 것을 거론하며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을 통해 주력 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시스템반도체 등 미래 신산업을 적극 육성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문 대통령이 관련 현장 기업을 찾은 것은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앞선 7일 정밀 제어용 감속기 생산 전문업체인 SBB테크를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효성의 탄소섬유 투자 결정을 언급하며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는 비상한 각오와 자신감이 느껴진다”며 “탄소섬유 등 100대 핵심 전략 품목을 선정해 향후 7년간 7조~8조원 이상의 대규모 예산을 투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4배 가볍고 강도는 10배 강해 ‘꿈의 첨단소재’로 불린다. 내부식성, 전도성, 내열성이 뛰어나 ‘미래산업의 쌀’이라고 불린다. 일본의 기술 수준이 높아 대일 의존도가 큰 소재로 꼽힌다. 특히 일본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제외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전략 물자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탄소섬유는 항공, 우주, 방산 등에 사용되는 소재인 만큼 전략물자로서 기술이전이 쉽지 않고, 독자적인 개발도 어려워 세계적으로 기술보유국이 손에 꼽을 정도다. 수소차 수소연료탱크의 핵심 소재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의 탄소섬유 공장 방문은 극일(克日)을 위한 ‘기술 국산화’의 중요성을 거듭 피력하고 주요 신소재에 대한 기업의 투자를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효성은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탄소섬유인 ‘탄섬(TANSOME)’ 개발에 성공, 2013년부터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일본,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 4번째 개발이다.

효성은 이날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을 열고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오는 2028년까지 탄소섬유 산업에 총 1조원을 투자해 현재 연간 2000t 규모(1개 라인)인 생산규모를 연간 2만4000t(10개 라인)까지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탄소섬유 단일규모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이날 “탄소섬유의 미래 가치에 주목해 독자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며 “탄소섬유 후방산업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고, 수소경제로 탄소섬유의 새로운 시장을 열어준 만큼 탄소섬유를 더욱 키워 ‘소재강국 대한민국’ 건설에 한 축을 담당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1차 공장 증설이 진행 중이다. 오는 2020년 1월쯤 연간 2000t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이 완공될 예정이다. 2월부터는 본격 생산에 들어갈 방침이다. 2028년까지 10개 생산라인 증설이 끝나면 효성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2019년 현재 11위(2%)에서 글로벌 Top 3위(10%)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도 현재 400명 수준에서 대폭 늘어나 2028년까지 2300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효성과 전라북도, 전주시 등 정부∙지자체 간 ‘신규 증설 및 투자지원을 위한 투자 협약식’과 ▲산업통상자원부와 효성, 일진복합소재, KAI 등 탄소소재 관련 기업 간 공동 테스트 등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얼라이언스 MOU 체결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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