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영세 제조업체 안전관리 위해 총력”
“안전관리 인식 개선과 함께 맞춤형 지원해야”

“매일 부담감을 쌓고 있습니다. 경기북부 지역에 산업현장이 많다 보니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거든요. 어떻게 해야만 산재발생률을 낮출 수 있을까. 취임 이래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화두입니다.”

박대식 안전보건공단 경기북부지사장<사진>은 취임 8개월 차를 맞은 소회를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경기북부는 대형 SOC 사업이 집중돼 건설현장이 많고, 수도권역이란 지역 특성상 제조업체가 밀집돼 있다 보니 산재발생률 또한 높다. 올해 들어선 일주일에 1건꼴로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지역 안전보건사업을 총괄하는 수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박 지사장이 경기북부지사에 부임한 것은 올해 1월의 일이다. 앞서 대구서부지사장, 경남지사장직을 거치며 지역관리 경험을 쌓은 게 영향을 끼쳤다. 특히 제조업 사업장에 특화된 안전관리 역량을 가졌다는 점이 주효했다. 경기북부에는 지역 특성에 최적화된 적임자가 투입된 셈이다.

“경기북부만의 특수성을 감안해 맞춤형 사업을 펴고 있습니다. 120억원 이상 대규모 건설현장은 상주 안전관리자 대상 협의체 구성 및 교육 사업을, 규모가 작은 현장과 영세 제조업 사업장은 고양시, 양주·포천시, 파주시, 의정부·남양주시 등 4개소로 나눠 수시 감독과 지도함으로써 안전도를 더욱 높여가려 합니다.”

지난 7월 17일부터 시작된 ‘전국 산업현장 패트롤’ 사업도 밀도 있게 추진되고 있다. 이 사업은 산재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공단 유휴인력 전원을 현장 감독 및 지도에 투입하는 것이다. 경기북부지사에서는 대형 건설현장 외에도 제조업체가 많은 상황을 감안해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제조업 분야의 경우에는 소위 ‘3D 산업’이라 불리는 업종의 사업장이 많습니다. 또 수도권 산업단지의 특성상 소규모 부지를 여러 사업장에서 공동 사용하다 보니 좁은 공간에서 발생하는 추락·지게차 사고 등이 특히 많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종류의 사고는 기술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사업주와 노동자의 의식과 안전조치 미흡에서 비롯된 경우가 잦습니다. 지속적인 안전관리와 교육을 통해 사고발생률을 낮추는 게 목표입니다.”

안전관리와 교육이 형식적인 차원에서 그치지 않도록 효용성을 높이는 데도 고민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단순히 사업주만을 대상으로한 교육은 실제 작업자인 현장노동자까지 전달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영세 제조업체의 경우 고령노동자와 외국인노동자가 많다는 점도 전달 효과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안전관리 지침이 말단의 노동자까지 온전히 전달되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공단이 아무리 기술·경험적 정보를 제공하더라도 사업장 안전관리가 크게 개선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모바일과 SNS를 활용해 소통 절차를 개선하는 한편, 개별 노동자에게 보다 효율적으로 안전관리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그는 경기북부권 내 사업주와 노동자들에게는 지속적인 인식 개선 노력을 당부했다. 산재가 발생하기까지는 다양한 주체들에 의한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하므로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사업주들께서는 ‘안전은 지출이 아닌 투자’라는 인식을 가져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고, 관련 법령이 정비되면서 산재 발생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전에 없이 커진 상황입니다. 자칫하면 기업의 존폐까지 논하게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아울러 노동자들께선 ‘나의 안전은 내가 지킨다’는 원칙을 잊지 말고 작업에 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작업 현장의 위험요소는 해당 작업자가 가장 잘 알 것입니다. 일단 작업의 위험요소를 인지해야 어떤 방식으로 이를 개선해나갈지 논의하는 게 가능합니다. 산재는 모든 주체들이 공동의 노력을 다할 때만 비로소 줄어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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