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가격이 5만원대를 기록하면서 하향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만원대에 형성됐던 REC 가격이 반토막 수준이 된 것이다.

전력거래소가 지난 7월 30일 공지한 REC 현물시장 거래 속보에 따르면 이날 REC 육지 평균가격은 5만9965원을 기록했다. 7월 들어 앞서 두 달가량 유지되던 6만원 선이 무너진 것이다.

이에 따라 업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REC 가격 하락은 곧 태양광 사업 수익 감소로 이어져서다. 태양광 발전소 소유주는 전력 판매(SMP)와 REC 판매로 수익을 얻는다. 일부 사업자는 SMP와 REC 가격을 고정시키고 장기간 판매하는 계약을 맺지만, 나머지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은 현물시장에서 REC를 거래한다.

1일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00kW 미만 소규모 태양광 설비는 2만 9000개로, 이중 1만 1000여개에 달하는 설비가 현물시장에서 REC 거래를 하고 있다.

올해 들어 REC 가격이 계속해서 떨어지면서 태양광 발전소 소유주들은 정부에 책임을 묻고 있다. 태양광 보급 확대에만 신경 쓰고 이미 형성된 시장에는 손을 쓰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홍기웅 전국태양광발전협회 회장은 “정부는 REC 가격 안정화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재생에너지를 늘리겠다고 천명한 정부가 정작 태양광 사업주들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손을 놓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REC 가격 하락으로 인해 투자 원금 회수 기간은 늘고 있다. 통상 태양광 사업은 7~8년 내에 투자 원금 회수를 할 수 있다고 여겨졌다. 사업자들은 지난해 기준으로 100kW 태양광 발전소에 2억원을 투자할 경우 월 평균 220만원가량의 수익을 얻어 7~8년 내에 원금 회수를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최근 REC 가격 하락으로 수익이 월평균 50만원가량 줄어들면서 원금 회수 기간이 10년 이상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신규 태양광 사업 보급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업자는 “올해 태양광 보급이 크게 늘었다고 정부는 홍보했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사업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며 “태양광 수익성이 이렇게 떨어지고 있는데 어떻게 사업을 제안하냐”고 토로했다.

정부는 이에 대해 난감한 입장을 표하고 있다. 정부 한 관계자는 “REC의 하락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라 발전단가가 내려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최근 REC 가격이 급격히 내려가고 있는 점은 지켜보고 있고 여러 가지로 해결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규모 태양광 사업자가 모여 있는 전국태양광발전협회는 청와대 집회를 준비 중이다. 홍 회장은 “이달 내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정부 정책 결정자들이 하루빨리 태양광 사업자들의 고충을 알고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해결책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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