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산유국의 절대적 영향력 줄고 있다.

이선구 유엔 서아시아경제사회이사회
이선구 유엔 서아시아경제사회이사회

국제 유가의 변동은 지난 한 세기간 인류의 역사를 보면 각 국가의 흥성망쇠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로써 지역·외교·정치·경제적으로 복합적인 영향을 미쳤다.

반대로 이 모든 요인들은 유가변화의 향방을 결정짓은 변수들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원유시장의 불확실성은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세기의 무역분쟁과 더불어 미국의 이란 제재, OPEC과 러시아를 포함한 13개 산유국들인 비OPEC의 원유 생산량 감산 담합의 여파로 그 어느때 보다 높았다.

그렇다면 유가의 변화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서 우선 세계 석유 시장의 흐름과 한국 석유 산업의 구조 등 현재의 상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국제 원유 시장에서 공급은 주로 중동지역 산유국들이 주도해 왔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만든 중동 국가들은 석유수출국기구인 OPEC을 설립해 국제 유가를 통제하며 세계의 에너지 패권을 쥐고 있었다.

2016년에는 OPEC멤버 국가와 러시아와 멕시코를 포함한 13개의 非OPEC 산유국들의 석유 생산량 감산 협약을 시작으로 현 시점인 2019년까지 3년째 이어지고 있으며 올해 7월에 있었던 공동장관회의를 통해 내년 3월까지 생산량 감산 협약을 더 연장했다.

최근에 생산량 감산을 연장한 큰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의 이란 제재다. 지난해 11월에는 이란산 석유를 수입하는 8개국을 한정적(180일간)으로 예외를 두겠다고 발표하면서 그 파급효과로 인해 급격하게 유가가 하락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 한정적 예외국들 중 한국도 포함됐고 180일이라는 유예기간 후 현재까지 한국의 전체 원유수입 점유율 중 이란산 석유는 제재 전인 2017년 13%에서 2019년 2.3%로 급속도로 감소했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정유사의 국가별 원유수입물량은 이란산 석유 수입량 감소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산 수입율이 약 30%로 올라 제일 높고 셰일오일의 생산으로 WTI의 가격이 낮아진 미국산 석유가 전체의 약 10%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그렇다면 중동지역의 산유국들의 석유생산량을 조절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하게 그 이유는 이 국가들의 재정구조 중 수입에 대한 석유수출이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국제 유가 상승을 통해 재정수입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다.

산유국들은 특정 유가가 하락할 시에는 재정적자를 보게 되는 구조인데, 유엔서아시아경제이사회의 연간 보고서인 ‘아랍 지역의 경제 및 사회 발전 조사’에 따르면 GCC(걸프협력회의)지역 산유국들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지난 30 년간 북해산 브렌트유 현물 가격의 변화 사이의 긍정적인 상관계수 전체 평균은 92.2달러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바레인 79.9달러, 쿠웨이트 55.9달러, 오만 84.7달러, 카타르 86.2달러, 사우디아라비아 87.9달러, 아랍 에미리트 연방은 92.2달러다.

따라서 석유 생산량 감소를 통해 국제유가를 올려 경제성장과 더불어 재정흑자를 통해 경상수지의 균형을 맞춰 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산유국들은 석유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통해 자국의 경제성장을 이끌고 재정수지 규형을 맞춰 왔으며 석유생산을 통한 이런 영향력이 서서히 줄어들면서 이제 새로운 고민에 쌓이게 된 것이다.

중동 산유국의 생산량 감산담합이 국제 유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그 힘을 점점잃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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