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계약 기간에 “널뛰기 유가 시장에 유가 지속성 보장 불가(不可)”

알뜰주유소 전경
알뜰주유소 전경

향후 2년 동안 알뜰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할 새 사업자 선정이 유찰됐다. 계약물량이 늘었지만, 유가가 낮은 상황에서 수익성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유업계가 적극적으로 입찰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22일 오전 10시 NH농협에서 ‘제6차 알뜰주유소’ 1부 시장 입찰이 진행됐지만 유찰됐다.

알뜰주유소 사업자 선정 과정은 1부와 2부 시장으로 나눈다. 1부 시장은 정유사가 알뜰주유소에 직접 유류를 공급하는 과정이다. 중부권(경기·강원·충청)과 남부권(영남·호남)으로 권역이 나뉜다.

정부는 1부 시장이 유찰됨에 따라 이번 주 중 재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한국석유공사가 유류 제품을 구매해 알뜰주유소에 공급하는 2부 시장 입찰 일정은 추후 정해진다.

이번 입찰은 오는 8월 알뜰주유소 유류 공급사 계약 만료를 앞두고 진행됐다. 최저가 낙찰제 방식으로 계약 기간은 2년이다.

이번 계약물량은 50억ℓ 이상으로 기존보다 크게 늘었다. 하지만 정유업계는 적극적으로 입찰에 나서지 않았다. 알뜰주유소에 최저가로 유류를 공급해야 하는 만큼 수익성 측면에서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년 전인 2017년 진행된 알뜰주유소 1부 시장 입찰에선 현대오일뱅크가 중부권에, SK에너지가 남부권 사업자로 선정돼 2년간 모두 29억ℓ 상당의 유류를 공급해왔다.

한국자영알뜰주유소협회 측은 지난 5월 박리다매 형식으로 최소 마진으로 경영에 나설 계획을 천명한 바 있다. 장명호 협회 회장은 “싼 가격에 구매하려는 한국석유공사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또 알뜰주유소가 국가 정책인 가격 인하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각자 희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면서 “대량판매주유소(알뜰주유소)는 자기 이윤을 포기하면서까지 물량을 늘리면서 희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대량판매주유소 없이는 우리 존재가 흔들리고 영세주유소·알뜰주유소 등은 또 한 번 높은 기름을 살 수밖에 없기에 그 역할을 직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노(NO) 마진 정책도 저유가 현상으로 인해 의미가 퇴색될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알뜰주유소는 지난 2011년 이명박 정부 당시 고유가로 인해 탄생했다. 협회 관계자는 “알뜰주유소가 출범할 당시 휘발유 가격이 ℓ당 2000원을 넘을 정도라서 소비자가 알아서 찾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현실이 변했다”면서 “휘발유·경유 등 각종 유류의 가격이 매일 변하는 상황에서 2년이나 입찰 가격 그대로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현실과 다를 수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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