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인증 대상서 빠져 안전 사각지대 놓여
강제조항 아닌 규격도 국제 기준 못 미쳐

천장에 설치된 트랙조명. 최근 높은 심미성으로 주목받으면서 백화점, 커피숍 등 상가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대 보급되고 있으나 최근 사고가 연이어 발생함에 따라 안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천장에 설치된 트랙조명. 최근 높은 심미성으로 주목받으면서 백화점, 커피숍 등 상가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대 보급되고 있으나 최근 사고가 연이어 발생함에 따라 안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백화점, 커피숍 등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대 보급되고 있는 트랙조명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KC안전인증 대상에서 빠진 것은 물론, 강제조항이 아닌 현행 규격 또한 국제기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업계에선 “현행 규격으로는 인증대상으로 지정돼도 문제”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트랙조명은 조명기구를 이동시킬 수 있도록 트랙에 고정 혹은 매달아 사용하는 조명시스템이다. 최근 5년 새 상업용 외에도 가정 인테리어용으로 주목받으면서 월별 공급량이 수십만m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 품목이 KC안전인증 대상에서 빠지면서 업체들이 임의 규격에 따라 제조한 제품들이 유통되고 있는 형국이다. 올 상반기에만 10건의 트랙조명 낙하·화재 사고가 발생한 배경이다.

국내 관련 규격은 지난 2000년 제정됐다. 이 규격은 국제 표준인 IEC 60570에 기초한 것으로 우리보다 앞서 트랙조명을 보급해온 일본의 ‘JIS C 8366’을 거의 그대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본지가 일본의 JIS 규격을 확보해 확인한 결과, 전압(한국 220V·일본 110V)과 어투 등 일부 항목을 제외한 나머지 항목은 국내 규격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가지 차이점은 일부 핵심 부품에 대한 세부 규격의 유무이다. JIS 규격에는 트랙 등의 부품의 소재·치수·하중 등의 사항이 구체적으로 명시된 별도 규격이 포함돼 있지만, 국내 규격에는 단지 트랙조명 전체 시스템에 대한 규정만 담겨 있을 뿐이다. 동일한 IEC 표준을 따르고 있는 미국 규격에 비춰봐도 마찬가지다. 미국 규격 또한 전력공급 환경 등 일부 조건을 제외하면 일본 규격과 거의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초 일본 규격을 그대로 들여올 때 어째서 세부규격은 빠졌는지 의문”이라며 “이 경우 향후 안전관리 대상으로 지정이 될지라도 안전성 문제가 재차 불거질 수 있는 만큼 대대적인 규격 손질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가기술표준원에서는 트랙조명의 KC안전인증 대상 지정 여부를 검토 중이다. 안전사고가 잇따르자 일부 업체에서 “KC안전인증 대상으로 지정해 달라”며 민원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앞서 민원이 제기된 내용을 받아 내부 검토 중”이라며 “현시점에서 말씀드릴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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