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진흥회 산파역(産婆役), SIEF 세계화 나서다
“베트남서 여는 해외전시회, 익사이팅(exciting)하다”

장세창 전기산업진흥회장.
장세창 전기산업진흥회장.

장세창 전기산업진흥회장은 올해 12월 창립 30주년이 되는 진흥회의 산증인이다. 1989년 12월 창립 발기인대회 멤버로서 산파역을 수행했던 그는 1994년 전기산업대전(SIEF)의 출발에도 직접 관여했다.

시장개척단도 전무하던 1993년 가을, 당시 상공부 김철수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내수 위주의 전기산업을 수출산업으로 변모·진흥해보자고 뜻을 같이하고 이듬해 SIEF의 시작을 일궈냈다.

그런 장 회장이 이제 전기산업계 최초의 해외전시회를 진두지휘하며 SIEF의 세계화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2011년 취임 직후부터 SIEF의 세계화를 중장기 비전으로 설정했다. 이 때문에 베트남 개최는 오랫동안 품고 있던 비전을 마침내 실현하는 상징성도 지녔다.

17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개막한 베트남-한국 스마트전력에너지전 현장에서 장 회장을 만났다.

그는 ‘익사이팅(exciting)’하다는 말로 운을 뗐다. 사전적으로 신나는, 흥미진진한, 흥분된다는 의미다.

또 “중화학공업인 전기산업의 해외 진출과 성공은 긴 미래를 내다보는 백년대계와 같다”면서 “체육이나 문화보다 훨씬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장 회장과 나눈 일문일답.

▶마침내 업계 처음으로 해외 전시회를 열게 됐다. 개막을 바라보면서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 사실 1994년 SIEF를 처음 개최한 이후 항상 국제화·세계화를 고민해왔다. 3~4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전시회를 구상했고 관련 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했다. 오늘 마침내 개막한 ‘베트남-한국 스마트전력에너지전’을 보면서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운 ‘익사이팅(exciting)’한 기분을 느낀다. 끝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 지금 우리나라는 전체 수출이 감소하고 있고, 전기산업 수출도 부진한 상태다. 이 때문에 베트남 전시회 이후를 고민하고 있다. 어떻게 이걸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있다. 정부의 신남방정책도 우리에겐 기회다. 이 찬스를 잡겠다.

▶전기산업계 최초의 해외전시회다. 어떤 의미를 지닌다고 보나.

- 지금 우리 전기산업은 전반적으로 주춤하다. 설비투자는 계속 감소하고 있고 한국전력의 구매력도 예전같지 않다. 결국 돌파구는 수출뿐인데, 현대와 효성 등 중전 4사의 점유율이 높던 북미 초고압 변압기 시장도 반덤핑 이슈에 발목이 잡혀 있다. 최초의 해외 전시회는 이런 환경 속에서 우리가 베트남을 비롯한 아세안 국가에 수출을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전기계는 한-중 FTA로 내년부터 시장 개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더 힘들어질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전자전기과, 한국전력, 전기산업계가 함께 해외 판로 개척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전기진흥회로선 올해 3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에 해외 진출을 이루게 돼서 의미가 더욱 크다.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기업들의 관심이 예상보다 높았다.

- 난관이 많을 것으로 봤지만, 박병일 본부장(상무)을 비롯한 임직원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줘서 나름 순조로웠다. 25년 동안 SIEF를 개최한 노하우가 이번에 제대로 발휘된 것 같다. 임재훈 주(駐)호찌민 총영사에게도 감사를 전한다. 국내 기업들이 과연 해외 전시회에 참가할 것인가 걱정도 많았지만, 국내 기업만 152개 업체가 206부스를 구성할 만큼 흥행면에서 성공했다. 베트남 업체까지 포함하면 이번 전시회는 총 342개 기업, 560부스 규모다. 이젠 20일 폐막날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참관하느냐가 관건이다. 2만명을 예상하고 있는데, 아세안 국가에서 큰 관심을 보였으면 좋겠다.

▶전시회에서 어떤 성과를 기대하고 있나.

- 그동안 국내 기업들의 해외전시회 참가는 10~30부스 규모가 대부분이었다. 시너지 효과도 부족했다. 이번 베트남 전시회는 규모와 참가기업의 면면부터 다르다. 새로운 성공모델을 보여줄 것이다. 152개 기업과 유관기관이 우리나라의 전력 및 에너지 관련 기술을 종합적으로 소개한다. 수출 확대를 위한 새 협력 모델도 창출할 것이다. 전기진흥회는 우리나라 전력산업의 토털 솔루션을 베트남과 인도차이나 시장에 각인시킬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베트남이 핫(hot)한 시장이지만 여기만 보면 안 된다. 향후 아세안 10개 국가에서 순회개최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지난달에 직접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가서 임성남 주아세안 대표부 대사를 만나 이 문제를 상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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