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여름철 폭염이 매년 심해지는 가운데 미국 내에서는 수온 상승이 원자력발전에도 지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가 원전 냉각에 쓰이는 물의 온도에 제한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원전을 냉각하는 데는 인근의 강물이나 바닷물이 쓰인다. 수온이 높아지면 냉각 효과가 떨어질뿐더러 고온의 상태에서 냉각수를 방류할 경우 해양생물에 해롭다는 설명이다.

최근 U.S. 뉴스 & 월드 리포트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인한 폭염으로 수온이 상승해 원자력발전량이 축소되는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1988년, 1989년, 1991년에는 수온 상승으로 인한 원전 발전량 축소가 1회에 그쳤다. 반면 2009년, 2012년, 2018년에는 각각 9회, 60회, 30회에 달할 정도로 최근 여름철 원전 발전량 축소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

Limerick 원전의 경우 2008~2016년 사이 수온 상승으로 인해 총 79회에 걸쳐 발전량을 축소한 바 있다.

또 Browns Ferry 원전은 2010년 7월 인근 강의 수온이 32.2℃를 기록해 8주 동안 원전 발전량을 절반으로 감축했다. 이 기간 손실액은 5000만 달러(한화 약 589억원)에 달했다.

2012년 여름에는 Braidwood 원전 인근 강의 수온이 NRC의 기준치를 초과한 38.8℃를 기록했다. 이에 원전 사업자 측은 NRC에 원전 가동 특별 허가를 요청해 출력량을 낮춰 가동한 바 있다.

해당 언론에 따르면 여름철 수온 상승 외에 가뭄으로 인해 원전 인근 강이나 바다의 수면이 낮아지는 현상도 원전 가동에 악영향을 미친다.

다만 NRC는 원전의 가동을 제한하는 수온 기준이 보수적으로 설정돼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수온 기준을 미세하게 넘기는 것은 원전 가동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NRC는 2014년 Turkey Point 원전의 가동 제한 수온 상한선을 37.7℃에서 40℃로 높여달라는 요청에 승인한 사례도 있다.

전문가들은 “원전이 출력량을 조절할 수 있게 설계되지 않은 만큼 여름철 폭염에 따른 출력량 조절은 이미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원전에 또 다른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달리 미국 원자력협회(NEI) 측은 “원전 출력량 조절이 수익성에는 영향을 미치지만, 아직까지는 원전 업계에 별다른 타격을 주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참여과학자 모임(Union for Concerned Scientists) 측은 “원자력이 지구온난화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면서도 “지금 상황에서는 원자력을 살리기 위해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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