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혁 한전KDN 계통사업처장
권대혁 한전KDN 계통사업처장

2015년 파리 기후변화협약 이후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인 '온실가스'를 저감하기 위해 에너지 절감 및 효율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점차 증가되고, 이에 따라 에너지, ICT 및 엔지니어링 기술이 융합된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현 정부에서 추진하는 ‘재생에너지 3020’ 정책으로 신재생 발전목표가 2017년 15.1GW에서 2030년 63.8GW로 대폭 상향됐다. 하지만 신재생 발전량 증가와 비례해 출력변동성 또한 커지는데 이는 전체 전력망의 불안정을 야기시킬 수 있다. 이러한 전력계통 안정화 대안으로 ESS(Energy Storage System)가 대두되면서 ESS 세계시장 규모는 2019년부터 연평균 31.5% 성장해 2027년에는 연 57조원의 시장규모로 전망되는 신성장 미래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렇게 ESS가 확대됨에 따라 주요 역할인 신재생 출력 안정화뿐 아니라 실시간 계통운영상황에 따라 주파수 조정, 피크 저감 등 최적운전을 위해 대량의 ESS를 통합 운영할 수 있는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의 도입이 필요하다.

한전KDN은 현재 구축중인 서남해 2.5GW 해상풍력발전단지 완료 후 예상되는 신재생 발전의 급격한 출력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전력연구원과 함께 2018년 28MW급 ESS 통합운영시스템을 개발했다. ESS 통합운영시스템(TEMS, Total Energy-storage Management System)은 ESS들을 용도에 맞게 피크저감 그룹, 주파수조정 그룹, 신재생 출력 안정화 그룹으로 구분하고 그룹화된 ESS들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TEMS는 KPX, 기상청 등으로부터 계통운영정보를 수신해 계통상황을 판단하고 그에 따른 운전모드를 결정한다. 계통상황이 정상적인 경우 피크저감 운전, 주파수 조정, 신재생 출력 안정화 모드 중 최적 모드를 판단해 각 ESS그룹들의 시간대별 충방전량, 출력(Power)을 스케쥴링한다. 반대로 공급 예비력이 200만kW이하로 경계 등급이거나 계통주파수 변동 등 비상시인 경우는 계통이 안정화될 때까지 실시간으로 ESS별 충방전량, 출력(Power)을 제어한다.

이렇게 ESS용 EMS도입을 통해 신재생 발전의 출력 및 주파수를 안정화해 전력품질 신뢰도를 향상하고 예비력 확보를 통한 전력수급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 전기요금이 낮은 시점에 충전하고, 전기요금이 높은 시점에 방전해 수익을 최대화하고, 최대부하시 ESS를 방전해 Peak저감(Peak Shaving)을 통한 기본요금 절감, 심야에 ESS를 충전해 전기요금이 높은 Peak Time에 방전(Power Shift)함으로써 경제적인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한편, 국내 ESS시장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으로 비약적으로 발전해 지난해 약 3.6GWh로 세계시장의 1/3을 차지할 만큼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최근 2년간 발생한 ESS 화재사고로 인해 해당 산업 전반의 동력에 불이 꺼진 상황이었다. 이에 지난 6월 11일 총 23개의 ESS화재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결과가 발표되었는데 그 원인으로는 ▲배터리 보호시스템 미흡 ▲운영환경관리 미흡 ▲설치 부주의 ▲통합보호·관리체계 미흡 등 4가지 요인으로 확인됐다. 특히 ESS에 상주 관리자를 두는 곳도 거의 없으며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되지 못해 사고예방 및 화재시 전체 시스템으로의 확산을 방지하지 못했고 사고 원인조사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만일 배터리 과충·방전 방지, 저전압/고전압 오류 처리, 온·습도 감시 기능 등이 탑재된 ESS용 EMS가 현장에 미리 도입됐더라면 ESS별 상주인원 없이 ESS 화재사고 예방 및 확산 방지가 가능했을 것이다.

정부는 ESS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화재 위험성 적고 효율성 높은 차세대 배터리 개발 지원 ▲방화벽 설치 등 안전조치 비용지원 ▲REC 추가 가중치 적용 등 다양한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그동안 위축된 ESS산업이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단순히 지역 신재생발전에 대한 출력변동성 안정화, 주파수 조정, 피크저감뿐 아니라 향후 많은 용량의 ESS 투입에 따른 협조 제어 및 기존 계통과의 상호 운영기술개발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ESS들을 통합으로 감시·제어할 수 있는 ESS용 EMS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권대혁 한전KDN 계통사업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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