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판 ‘탈원전 논란’…진보 vs 보수 이념 대립 양상

스벤야 슐체(Svenja Schulze) 독일 환경부 장관(사회민주당·SPD)이 기후 보호를 위해 독일 기독교민주연합(CDU)-바이에른 기독교사회연합의 연합(CSU) 내 보수집단인 가치연합(Werteunion)이 제안한 원전의 계속 운전 방안을 거부했다.

가치연합은 지난달 4일 온실가스 감축 목표달성 실패와 전력 공급 안정성 저하에 따른 전력가격 인상을 우려해 석탄 발전소의 조기 폐지와 원전의 계속 운전 시행을 제안한 바 있다.

가치연합의 알렉산더 미치(Alexander Mitsch) 대표는 원자력 폐지가 생태학적이고 경제적인 실수라고 비난하며 원전 계속 운전을 시행해 탄소 발자국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CDU 경제위원회 아스트리드 함케르(Astrid Hamker) 의장도 원자력 폐지를 근시안적 행동이라고 비난하며 원자력을 고수한 프랑스는 기후변화 목표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슐체 장관은 원자력이 매우 비싼 발전원이고 항상 사고 위험을 수반하며 수천 세대에 걸쳐 방사성 폐기물을 처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그는 유연성이 필요한 분산형 시스템에서 유연성이 떨어지는 전통발전원인 원자력이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독일 원전운영사인 RWE사, E.ON사, EnBW사도 2022년까지로 예정된 원자력 폐지 입장을 공고히 했다. 독일 에너지·수자원협회(BDEW)도 온실가스 감축 목표달성에 원전의 계속 운전이 꼭 필요하지는 않다는 뜻을 표명했다.

하지만 환경 보호를 위해 독일이 원전을 계속 운전해야 한다는 재계 지도자들의 요구가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헤어베르트 디스(Herbert Diess) 폭스바겐 CEO는 독일이 기후 보호를 위해 원자력 대신 석탄을 조기 폐지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콘티넨탈 AG사의 볼프강 라이츨러(Wolfgang Reitzle) 회장도 저렴하고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원자력이 에너지 정책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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