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극동 코레일테크<주></div> 대표이사
반극동 코레일테크<주> 대표이사

온갖 것들을 할 수 있는 요즘 편의점은 참 편리하다. 커피도 마시고 택배도 부치고 간편한 식사까지 해결한다. 몇 년 전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처음 사 먹은 적이 있다. 그때 조금 서툴게 행동했더니 주인이 “편의점에서 컵라면 먹는 게 처음이군요? 따뜻한 물은 저기에 있고, 식사는 이쪽에서 하시고, 쓰레기는 저기에다 버리세요.”라고 했다. 보아하니 다 써 붙여져 있는데도 내 행동이 불안한 모양이었다. 마지막 컵을 버리려고 보니 잔반과 남은 국물까지 버리는 곳이 따로 있었다. 이제 편의점 이용이 꽤 익숙하다. 1000원짜리 커피를 사서 마실 때는 컵 위치와 뚜껑을 찾아서 덮고 나온다.

올해 초 베스트셀러가 된 현직 시내버스 기사가 직접 쓴 ‘나는 그냥버스기사입니다’ 책을 읽고 느낀 게 꽤 많았다. 시내버스 기사들의 애환을 모르고 타기만 하면서 불친절을 말했고, 버스가 제시간에 오지 않을 때는 버스기사를 탓하기도 했다.

기사는 열심히 운전하지만 정류장에서부터 주눅이 든다고 한다. 도로에 바짝 붙어 있는 승객을 보면 긴장감이 극도가 되고, 버스가 오면 자신이 탈 것이라고 미리 손이라도 흔들어 주면 좋겠는데 대부분 그렇지 않다고 하소연을 했다. 뿐만 아니라 휴대폰을 보면서 승차하는 사람, 내리 곳을 잘못 누르고도 알려주지 않은 등 얄미운 승객이 다양하다고 한다. 상대방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우리 회사 코레일테크가 작년 8월, 올 4월부터 철도역사 및 철도차량 청소업무를 각각 맡았다. 그 업무를 시작하는 날과 신년 시무식때 현장을 더 알기 위해 철도역사에 달려가 그 일을 대신해 봤다. 그때 청소를 직접 해 보고 느낀 것이 꽤 많았다.

우선 많은 승객들이 휴지나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버렸다. 쓰레기통이나 줍기 좋은 곳에 버리면 좋으련만 어쩌면 더 구석지고 모서리에 콕콕 쑤셔 박아 놓기도 했다. 가까이 쓰레기통이 있어도 먹다 남은 음식과 음료수병은 아무 곳에나 나뒹굴었다. 쓰레기통 안에 쓰레기를 버려도 또 다른 어려움이 있다. 쓰레기를 분리수거 하기 위해 뒤져보면 대부분 음료수병에 먹다 남은 잔물이 들어있는 것이다. 환경관리원들은 쓰레기통에서 꺼낸 음료수병에 남은 잔물을 처리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고 악취로 인해 청소일 중에 이 업무를 가장 힘들어했다. 음료수병을 버릴 땐 남은 잔물 버리기를 꼭 해야 함을 깨달았다.

작년에 어떤 강의시간에 들은 이야기다. 일본에서는 AI가 발달해 쓰레기 분리수거장에도 AI가 등장했다고 한다. 주부들이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나와 분리수거 할 쓰레기를 들어 보이면 AI가 번호를 불러주는데 그 번호가 적힌 통에 담으면 되는 식이었다. 그 분리수거용 통 번호가 100여 개까지 있는데도 참 용케도 알아맞히는 게 신기해서 하루는 어떤 주부가 그 AI에게 물었단다. “집에 있는 쓸모없는 것 좀 버려야 하는데 물어봐도 뵙니까?”했더니 무엇인데 그냥 물어보라고 해서 “아, 우리 집 남편이 아주 쓸모가 없어졌는데 어디다 버리면 되겠습니까?”라고 물었더니 그 AI가 답하기를 “뭘 그렇게 쉬운 것을, 이제껏 잘 사용했는데 버려도 쓸모없으니 그냥 잘 타일러서 계속 사용하세요. 우리는 안 받아줍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그 이야기가 유머처럼 들리는 않는 이유는 철도환경 쓰레기 업무를 다시 생각해보면 될 것이다. 쓰레기는 버리지 말고 집으로 되가져가야 한다.

가정집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밖에다 내다 버리는 사람도 종종 있다. 밖에 나갈 때 승용차에 싣고 와 고속도로 휴게소 쓰레기통에 버리고 가는 사람도 있고, 길거리에 버리는 사람도 있다.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다시 줍고 청소할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 것 같은데 양심을 버리고 가는 사람들이다. 이쯤에 앞의 AI유머처럼 버리려고 했던 남편처럼 버려도 쓸모없으니 그냥 집에 두고 사용해라는 말을 꼭 기억해야한다. 이제 쓰레기는 적게 배출하고 집으로 되 가져가기를 해야 할 것이다. 난 요즘 시내버스를 타려가면 정류소에서 꼭 내가 탈 버스가 오면 손을 흔든다. 그래야 시내버스기사가 날 보고 반갑게 서주니깐?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도 운전하는 입장에 서서 생각하고, 청소하는 사람 입장에서 쓰레기는 집으로 되가져 가고 음료수병의 잔물은 처리하고 버리는 습관을 꼭 갖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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