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창은 ‘과도기’에 대해 ‘한 상태에서 다른 새로운 상태로 옮아가거나 바뀌어 가는 도중의 시기. 흔히 사회적인 질서, 제도, 사상 따위가 아직 확립되지 않은 불안정한 시기’라고 정의하고 있다.

누구나 인생에서 과도기를 겪는다. 대기업 직원에서 대학생으로, 대기업 계약직에서 꿈꾸던 기자로. 많지 않은 나이지만 일상이 바뀌는 동안 많은 여러 과도기를 겪어 왔다.

녹색창이 설명했듯 과도기의 특징은 ‘불안정’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 불안정 때문에 평소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비상식적이거나 비현실적인 일들이 과도기에 일어나곤 한다. 당연히 과도기가 지나가고 안정이 찾아오기까지 때로는 시끄럽고 또 논란이 이어질 수 있다.

LG유플러스의 5G 속도논쟁을 두고 SK텔레콤과 KT가 연달아 기자들을 모은 것도 ‘5G시대’로 가는 과도기에 일어난 해프닝이다.

LG유플러스는 최근 기사와 광고를 통해 일정 지역에서 속도품질 측정 결과 자사의 5G가 압도적으로 빠르다고 홍보했다. 이를 두고 다른 이동통신사들이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SK텔레콤은 26일, 경기도 성남에서 열린 자사 행사에 온 기자들을 5G 속도 관련 백브리핑이 예정된 광화문 KT 건물에 내려주는 친절함까지 보였다. 그야말로 LG유플러스의 5G속도 마케팅에 대해 대동단결한 모습.

SK텔레콤은 이어진 자사 5G통신 스터디에 기자들을 모아놓고 이같은 논란에 대해 ‘과도기’라고 평했다. 어차피 전국망이 완성되면 다들 비슷한 속도인데 지금 이를 논해봤자 의미 없고 결론적으로 1등을 하겠다는 것이 SK텔레콤의 포부다.

틀린 얘기가 아니다. 사실 5G 기지국 뿐만 아니라 5G 단말기도 과도기다. 국내에 출시 된 제품은 LG V50과 갤럭시 S10시리즈 정도다.

기지국도 전국에 다 깔리지 않았고, 이를 소화할 수 있는 단말기도 몇대 없는 지금 같은 시기에 잠깐동안 제한된 곳에서 더 빠르다고 무슨 의미가 있나. 과도기가 지나고 제대로 된 5G시대를 누리겠다며 갤럭시 S10 5G가 나오기 직전 LTE버전인 갤럭시 S10+를 산 이유다.

어쨌든 이동통신사들이 서로 자기가 1등이라고 하니 논쟁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과도기가 사전적으로는 어떤 결론이 나든 무언가로 바뀌는 동안의 과정이라 하지만 이번 과도기의 결론은 발전된 방향이길 바란다. 지금 같은 논쟁이 돌이켜보면 그냥 해프닝었고, ‘그때 왜 그랬지?’하며 추억할 수 있는 과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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