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과도기적 단계, 의미없는 경쟁, 유플러스 주장 수긍 못해"
LGU+ 올바른 정보제고 우이해 "속도품질 공개경쟁 하자" 맞서

김영인 KT네트웍 전략부문 상무가 지난 26일 오후 KT 광화문 West에서 열린 ‘5G 속도 관련 백브리핑’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영인 KT네트웍 전략부문 상무가 지난 26일 오후 KT 광화문 West에서 열린 ‘5G 속도 관련 백브리핑’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제기한 5G 속도논쟁에 SK텔레콤과 KT가 발끈하고 나섰다.

김영인 KT네트워크 전략부문 상무는 지난달 26일 오후 KT 광화문 West에서 열린 ‘5G 속도 관련 백브리핑’에서 "최근 LG유플러스가 (자사 5G) 속도를 최고라고 했다"며 "절대 수긍 못할 팩트"라고 지적했다.

KT가 백브리핑을 마련한 것은 최근 LG유플러스가 통신3사 중 5G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내용의 기사와 광고가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최근 ‘비교불가 한판붙자! : 5G 속도측정 서울 1등’ 이라는 포스터를 자사 대리점에 배포했다. 서울 주요 지역 50곳 중 40곳에서 자사 5G 속도가 1등을 기록했다는 내용이다.

지난달 24일에는 한 일간지를 통해 비슷한 내용의 기사형 광고를 게재했으며, LG유플러스가 제공한 자료를 토대로 비슷한 기사들이 게재된 바 있다.

이날 백브리핑을 통해 KT는 LG유플러스가 근거로 삼은 통신속도 측정 앱 ‘벤치비’의 자료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상무는 "(LG유플러스가 근거로 삼은) 벤치비 측정 데이터로 대학교 근처를 조사해봤다"며 "시장에서 갤럭시 S10과 V50의 비율은 7대 3이라서 랜덤하게 조사하면 비슷하게 나와야 하는데, V50이 4배 많게 나오면 자연스럽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뭔가 의도가 있어 보인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 상무는 또 다른 이유로 품질측정이 이뤄진 포인트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한양대 주변에서 V50이 품질측정을 엄청나게 많이 한 것으로 나와 있다"며 "품질측정은 보통 카페 등 머무르는 곳에 집중되는데, 전방위적으로 펼쳐져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속도도 갤럭시 S10은 372Mbps, V50은 597Mbps로 나왔는데, 뭔가 의도를 갖고 조작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KT는 과거 유선통신처럼 어느 한곳에 머무르는 데 특화된 벤치비의 측정방식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인의 ‘드라이빙 측정’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상무는 "벤치비의 측정 방식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어느 회사나 유명한 장소에서는 자기들이 가장 속도가 빠른 곳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은 벤치비의 제약점"이라며 "이동통신은 이동하는 품질까지 같이 평가해야만 어느 게 높고 낮은지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KT는 직접 실시한 드라이빙 측정 결과 자사의 5G 속도가 가장 높다고 밝혔다.

KT는 "유플러스가 제시한 3개 대학(연세대, 한양대, 홍대)에서 이동측정을 실시한 결과 우리가 가장 빠른 속도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도 KT의 백브리핑에 이어 같은 날 5G 속도와 관련해 자사 기자실에서 기자스터디를 열고 LG유플러스의 측정 방식을 문제 삼았다.

유정환 SK텔레콤 5G인프라 그룹장이 지난달 26일 자사 기자실에서 기자스터디를 열고 LG유플러스의 측정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정환 SK텔레콤 5G인프라 그룹장이 지난달 26일 자사 기자실에서 기자스터디를 열고 LG유플러스의 측정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정환 SK텔레콤 5G인프라 그룹장은 "건대 입구, 광화문, 대전 둔산, 부산 서면에서 (LG유플러스와 같은 방식으로) 조사해 봤는데 어차피 계속 바뀌더라"며 "잘못된 게 그대로 전파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현 단계에서 속도 경쟁 논란은 의미 없다는 자세다.

유 그룹장은 “이동통신 3사의 전국망이 완성되면 거의 비슷할 텐데 현재는 과도기적 단계”라며 “하나의 대푯값으로 품질을 말하기는 어렵고 오랜 시간 동안 고객이 체감한 게 진짜”라고 말했다.

아울러 SK텔레콤은 기지국 확대 속도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연적인 커버리지 확장보다 제대로 된 커버리지를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는 게 SK텔레콤의 지향점이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이 같은 타사의 지적에 대해 5G 속도품질을 공개검증하자고 제안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압도적인 속도우위를 기록하고 있는 5G 네트워크 속도품질에 대한 경쟁사의 문제제기와 관련해 이통 3사 5G 속도품질 공개검증을 제안한다”며 “경쟁사의 속도품질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고, 소비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공개검증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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