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성(문화평론가)
윤희성(문화평론가)

넷플릭스의 성장이 눈부십니다. 특히 국내 콘텐츠시장에서도 넷플릭스의 점유율 성장이 눈에 띈다. 유튜브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국내에서 생소하던 넷플릭스는 볼만한 인터넷 콘텐츠의 스트리밍서비스를 하면서 유튜브와는 또 다른 영역의 콘텐츠 유통시장을 열었습니다.

원래 넷플릭스는 흔히 말하는 DVD대여서비스의 인터넷판이라고 보면 될 겁니다. 잘 알다시피 유튜브의 태생은 UCC(user created contents))입니다. 즉 개인이 직접 만든 콘텐츠로서, 이런 콘텐츠는 짧은 시간에 흥미롭고 재미있는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재생시간이 길지 않은 단점들이 있습니다.

재생시간이 길지 않다는 건, 작품의 완성도가 깊지 않다거나,스토리의 전개가 약하다는 것의 다른 표현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소위 드라마나 단편영화와 같은 이야기가 있고 내용이 있는 영상물을 감상하고 싶어하는 이용자들에게는 아쉽지만 기존의 공중파 또는 정규적인 방송물들을 찾을 수 밖에 없었던 거죠.

이런 아쉬운 빈 곳을 채워 주는 곳으로 넷플릭스가 자리를 잡은 겁니다.넷플릭스에서는 기존에 공중파나 유명 채널에서는 감상하기 힘들었던 영화나 드라마물을 쉽게 어디서든 저렴한 비용으로 접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가 천하를 장악할 것 같은 분위기에서도, 넷플릭스가 당당히 자기만의 고유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이유이죠.

시장의 중심이 이렇게 돌아가게 되니, 콘텐츠를 제작해 사업하는 사람들의 시선도 급속히 재편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와 같은 유료채널에서도 내용만 있다면 충분히 수익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콘텐츠 제작자들이 너도 나도 넷플릭스용 콘텐츠를 제작하여 유통하기 시작한 겁니다. 기존에 개인 창작자들이 주로 유통하는 유튜브와는 달리, 본격적인 유료콘텐츠시장에서 제대로 승부를 걸어도 된다는 판단인 것이죠.이야기가 되고, 연기력 되고, 재미있고, 장기적인 흥행이 가능한 곳으로서의 넷플릭스는 콘텐츠업체에게는 매력적인 곳이 된 것입니다.

그런데 영화와 드라마, 또는 애니메이션이 주요 콘텐츠였던 넷플릭스에도 조그마한 변화의 움직임들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재미있고 스토리가 탄탄하면 장르와 상관없이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 때문에, 웹툰분야의 진출에도 손을 내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기존의 웹툰과 같이 단순한 이미지 스크롤만이 아닌 다양한 영상기법을 통해서 웹툰 특유의 참신하고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적용하려는 시도입니다. 이와 같은 노력은 최근에 <러브, 데스+로봇>이란 애니메이션으로 넷플릭스에서 큰 인기를 모았던 제작사가 별도로 웹툰 제작자를 부문별로 고용하기 시작하는 점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도가 넷플릭스 같은 서브컬쳐 시장에 웹툰이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웹툰을 출발로 해서 다양한 소재와 이야기가 전세계로 쭉쭉 벋어 가는 기회가 되기 바라는 작은 소망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웹툰계도 적극적인 자세 전환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합니다.

영상으로 성공하려면 콘셉트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많은 이용자나 독자가 원하는 재미있는 영상의 콘셉트는 웹툰에서의 스토리 콘셉트와 아주 유사합니다. 빠른 전개와 속도감, 가벼운 취향, 환타지를 연상하게 하는 연출감, 다양한 컬러감각 등 웹툰만이 갖고 있는 많은 요소가 최근 인기 영상콘텐츠와 비슷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제작되는 많은 드라마와 영상이 웹툰과 궤를 같이 하는 이유입니다.

따라서 이제부터 웹툰 제작자들도, 이와 같이 다양한 영상연출이 가능한 스토리 전개와 연출을 고려한 제작에 더욱더 집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적극적인 노력들이 향후 미래콘텐츠의 중요한 소스로서 웹툰이 자리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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