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과와 문과를 소재로 한 다양한 유머들이 유행이다.

모든 문제의 답을 공식과 과학적 풀이를 통해 얻으려고 하는 이과와 감성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문과의 특성을 이용한 유머다.

아무래도 출입하는 곳들이 전기와 관련있는 분야여서일까, 취재원들을 만나다 보면 “우리는 기술자라 글은 잘 못 쓴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29일 코레일테크의 비전선포식은 어떤 시각에서 본다면 특별한 비전을 발표하는 시간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코레일테크가 최근 철도 시설의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전문기업에서 철도 시설물 관리 전반으로 업역을 넓혀 나갔다는 측면에서는 특별한 게 맞다. 그러나 듣는 이에 따라서는 그 같은 배경을 두고 앞으로 더 성장해나가겠다는 선언적 측면에 그쳤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반극동 코레일테크 사장을 이해하면 ‘기술과 서비스 혁신으로 고객과 함께하는 코레일테크’라는 다소 평범한 비전이 색다르게 다가온다.

반 사장은 전기기술자 출신이면서도 그동안 3권의 책을 내고, 주말이면 가족 신문을 만드는 등 문과와 이과의 특성을 모두 갖춘 인물이다.

그래서일까 취임 후 그의 행보는 사뭇 달랐다.

코레일테크의 업무영역을 청소나 비품 관리 같은 분야까지 확장하기로 하면서 역사를 청소하는 직원들의 휴게실과 현장 소장들의 비좁은 사무실을 찾았고 함께 짜장면을 먹으며 그들의 고충을 들었다.

눈 앞의 경영성과를 내기 위한 정책보다도 회사를 이끄는 원동력인 사람의 애로를 해소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 셈이다.

사실 코레일테크의 업무 대부분이 사람에 의해 이뤄지는 일들이다. 문과적 감성을 섞은 반 사장의 경영방식이 옳다는 것. 이 같은 관점에서 해석할 때 코레일테크의 새 비전은 ‘기술’과 ‘서비스’라는 이과와 문과의 특성 모두를 잡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 사장이 취임한지 1년이 조금 지났다. 남은 임기 중 코레일테크의 행보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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