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스태콤·HVDC 등 신사업으로 위기 돌파
기존·신규제품군 해외시장 공략 ‘투트랙 전략’

지난해 6월 효성의 지주사 전환에 따라 건설과 중공업 사업부문이 떨어져 나와 효성중공업이 탄생했다. 올해 출범 후 받은 첫 성적표에서 주력사업인 중공업 부문은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았다. 미국발 반덤핑 관세와 중동시장 수출악화 등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중공업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요코타 타케시 대표가 지난 3월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30년 넘게 송·배전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요코타 대표의 올해 사업전략과 실적개선 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효성중공업 대표취임을 축하한다.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무엇인가.

가장 먼저 사업 운영 부분, 기술 부문, 조직 운영에 있는 문제점과 과제를 파악했다. 발생한 문제의 직접적인 요인뿐 아니라 그 배경에 있는 근본적이고 공통된 원인을 파악하고자 했고, 앞으로 이를 개선하는데 주력할 것이다.

◆주안점을 두고 있는 육성 분야와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인가.

미국와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보호무역 정책이 확대되는 추세다. 우리의 주력시장인 미국에서의 반덤핑 과세와 인도·중동·아시아 주력시장에서 중국계 경쟁 회사의 시장참가 등으로 초고압 변압기, 차단기 등 기존 주력 사업군의 성장과 수익성이 둔화됐다. 이 같은 영향으로 지멘스 등 글로벌 경쟁사들도 공장을 축소하거나 폐쇄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신사업분야인 에너지저장장치(ESS), 무효전력보상장치(스테콤; STATCOM), 직류송전(HVDC), 자산관리 전력설비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신제품군인 ESS, STATCOM 등은 국내외의 납품 실적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 확대를 추진 중이다. 특히 ESS 시장은 우드 매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6GWh에서 2022년 65GWh에 1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시장 성장기에 대응하기 위해 고객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토털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도록 개발, 설계, 생산, 설치의 핵심 역량의 확대에 집중하겠다. STATCOM은 단일 시설로는 세계 최대 용량인 신영주 400Mvar프로젝트를 지난해 10월 설치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인도, 파나마 등 해외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기존 제품군인 변압기와 차단기는 치열한 시장 경쟁 극복과 수익 확보를 위해 영업력의 강화와 제품 생산성의 개혁을 추진 중이다. 차단기는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도록 기술 개발을 지속하고, 인도 생산 거점을 통한 글로벌 SCM(Supply Chain Management)을 더욱 활용해 원가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글로벌 경쟁에서 안정된 이익을 창출하는 조직으로 변화할 예정이다. 또 친환경(Non-Greenhouse Gas) 제품 개발을 진행해 친환경 초고압 차단기, 변압기를 국내에는 2021년, 글로벌 시장에는 2022년에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중공업 실적 개선을 위한 묘수, 특단의 대책이 있다면.

2018년 6월 효성중공업으로 분사한 후 그 해 12월까지 연결기준 당기 매출은 2조1804억원, 영업이익은 499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중공업사업부문만 보면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것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보호무역 정책으로 인한 초고압 변압기 반덤핑 이슈와 고객의 일시적인 발주시점 지연 등에 기인한 것이다.

건설사업부문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 중이며, 중공업사업부문의 기존 제품군인 초고압 변압기, 차단기의 기존시장인 국내, 인도, 중동시장에서는 VOCC(Voice Of Customer’s Customer) 활동을 통해 고객의 고객이 하는 소리까지 경청해서 만족시켜 경쟁자보다 높은 수익을 확보할 예정이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공장의 제조·생산으로부터, 영업, 기술 엔지니어링까지 폭넓은 영역에서 부가가치 없는 일을 제거하는 일하는 방식 개선(Work Smart)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낭비를 줄여 이익을 개선할 계획이다.

◆해외시장 확대 전략 및 수출 목표는 무엇인가.

해외시장은 기존제품군과 신규제품군에 따라 시장접근 방식을 달리할 계획이다. 기존제품군은 글로벌 거점과 글로벌 SCM(공급망관리)을 통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기존시장인 인도, 중동, 북미시장에서 수익을 확보할 계획이다. 신규제품군의 경우 기초기술 확보와 글로벌 트렌드인 친환경 제품 개발, 시장 친화적인 기종 확보를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경쟁사와 경쟁하고,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해 고객이 요구하는 기종개발을 통해서 신규시장을 개척해 나갈 생각이다.

2018년말 420kV 복합소호 스프링 조작방식 차단기 개발에 성공했고, 품질시장인 북미와 유럽 시장 진입을 위한 추가적인 개발을 통해 신시장을 개발 중이며, 2019년 하반기부터는 가시적인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해 고객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 및 서비스 솔루션을 확보해 성장하는 시장인 북미, 유럽, 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특히 ESS는 북미 중심으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으며, 태양광 연계 사업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기에 북미 시장을 향후 2022년까지 10배 이상 성장시킨다는 생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특히 북미시장은 어느 시장보다 경제성을 고려하는 시장이다. 우리는 2018년 북미시장에서 태양광 연계 ESS 초도 수주에 성공해 설치 중이며, 증가하는 시장 기회에 대한 준비로 미국 내 영업 및 서비스 인력을 확대하고 있다.

또 지난해 32%인 중공업부문의 해외매출 비중을 5년 후에는 70%까지 확대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제품군과 신규제품군의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도록 글로벌 기준을 만들 것이며, 효성의 DNA는 실패에서 배우고 이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것이기에 꼭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

◆수소충전사업의 그간 성과와 향후 계획을 알려달라.

우리는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개발 초기부터 수소충전소를 개발해 설치했다. 2010년 서울 양재충전소를 구축했고, 현재까지 발주된 39개 충전소중 15개를 수주해 5개는 이미 납품했다. 수소충전소를 개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1996년부터 중공업연구소에서 국책과제로 CNG(압축천연가스) 충전설비를 개발, 2000년부터 국내 200개중 100개, 해외 29개의 CNG충전소를 구축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수소충전소의 핵심 경쟁력은 많은 대수를 짧은 시간에 충전하는 것으로, 대당 충전시간을 줄이기 위한 고압 압축기술이 핵심 역량이다. 우리는 수소의 냉각온도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냉각 및 제어기술을 가지고 있어 향후 국내 수소충전소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의 스마트공장 추진계획은 무엇인가.

효성중공업은 2009년부터 MES(제조실행시스템), APS(자동생산계획시스템), ERP(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를 구축하고, 영업과 생산이 매월 S&OP 회의를 통해 수주에서 설계, 제작, 납품까지의 효율적인 생산운영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2016년부터는 중공업 전 부분에서 효성 고유의 HPS 생산 개선활동을 통해 납기경쟁력 강화 활동을 시행 중이고, 이러한 혁신활동을 기반으로 제조관리 IoT구축을 필수로 한 생산시스템의 통합운영과 품질관리부문의 IT혁신 강화를 통해 업계 최고의 고효율 생산체제를 구축하고자 한다.

생산 시스템(APS, MES, ERP)을 실시간으로 통합, 운영해 공장 프로세스 및 고객사, 협력사간 실시간 통합관리체제를 완성하고, 재고건전성을 위한 QR코드 시스템, 검사자동화를 위한 비전(vision)검사, 실시간 생산현황·생산진척도 정보 제공을 통한 현장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또 모든 공정을 빅 데이터(Big Data)화해 설비·공정에서의 이상을 감지하고 원인을 분석, 나아가 예측·제어할 수 있도록 데이터 기반의 실시간 관리 및 예측 가능한 지능형 생산공장 시스템(XTRM 팩토리)의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평소 생활신조와 경영철학을 소개해 달라.

생활신조는 가족에 대한 감사와 격려, 그리고 운동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다. 경영철학은 ‘허심탄회(虛心坦懷)’로, 선입견 없이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냉정하게 일에 임하려고 한다.

<요코타 타케시 효성중공업 대표 프로필>

▲1958년생 ▲요코하마국립대학교 전기공학과 학사·석사 취득 ▲1982년 일본 도시바 입사 ▲전력유통시스템사업부장, 도시바 인프라시스템 사장, 도시바 유럽대표이사 등 역임 ▲2018년 효성중공업 중공업PG장 ▲2019년 3월 효성중공업 대표이사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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