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수 전년比 30% 늘어 개별입찰 가능성 대두

폴리머 피뢰기 단가입찰을 앞두고, 조합 입찰 체제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없음.
폴리머 피뢰기 단가입찰을 앞두고, 조합 입찰 체제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없음.

배전용 폴리머피뢰기의 입찰을 앞두고 그동안 견고했던 조합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한전은 오는 16일 ‘리드선 부착형 배전용 폴리머피뢰기’에 대한 연간단가 최저가 입찰을 진행한다. 피뢰기란 배전선로에 설치되는 전력기기로, 낙뢰 등 충격으로부터 전력계통을 보호하는 장치다.

연간단가 입찰물량은 일반경쟁(10만6764대, 83억원)과 지역제한경쟁(2만6691대, 20억원)을 합쳐 총 13만3455대로, 103억원 규모다. 연간단가 입찰이란 투찰을 통해 가격이 정해지면 한전이 그 가격으로 1년간 피뢰기를 구매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폴리머피뢰기 입찰은 개폐기 분야의 양대 조합인 중전기조합과 전력기기조합이 참여해 수주해왔다. 양 조합은 공동판매라는 사업협동조합의 설립취지에 맞게 매년 피뢰기물량을 따내 조합사에 배분해왔다.

하지만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입찰에선 기존 조합체제가 무너질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물량은 한정돼 있는 반면 입찰에 참가하는 업체수가 늘어나 개별입찰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참가업체는 지난해보다 약 30%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업체수가 늘면 조합사들에 돌아가는 물량이 적어진다. 생산규모가 큰 업체일수록 손해를 보게 된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수주실패라는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개별입찰을 고려하게 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피뢰기 업체들이 늘어난 것은 한전의 전체 전력기자재 구매예산 감소로 업체들이 다른 품목으로 사업 확장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주력제품만으로는 매출감소를 피할 수 없어 품목확대에 나서는 것이다. 피뢰기 제조에 높은 기술력이나 투자비용이 들어가지 않아 진입장벽이 낮은 것도 이유로 꼽힌다.

이번 입찰이 개별입찰로 진행되면 피뢰기 품목은 처음으로 조합체제가 무너지게 된다. 공고했던 양 조합체제가 붕괴될 경우 그 여파는 오는 가을에 있을 개폐기 입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개폐기 입찰 역시 지난해보다 업체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단독수주에 나설 업체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피뢰기는 물량이 많지 않고 한전의 주력기자재도 아닌 만큼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개별입찰에 뛰어들 업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참가업체가 늘면서 개별입찰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마지막까지 조합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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