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훈 교수의 월요객석) 석탄발전 중장기 로드맵을 만들자
작성 : 2019년 05월 02일(목) 10:30
게시 : 2019년 05월 03일(금)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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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최근 발표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안)에서 석탄발전의 역할을 과감하게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신규 석탄발전소를 금지하고 경제성 없는 노후 석탄발전소를 추가 폐지하겠다는 설비계획과, 급전순위 결정에서 환경비용을 반영하고 상한제약을 확대하겠다는 운영계획을 천명했다.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때문에 정부의 석탄발전 축소 정책은 불가피해 보이며 국민들의 지지도 받고 있다. 하지만 석탄발전을 둘러싼 몇 가지 이슈는 아직도 분명하지 않기에 본 고에서 따져보고자 한다.

첫째, 온실가스 감축 목표 확정을 통해 2030년 석탄발전 비중 목표를 정해야 한다. 작년 7월 발표된 국가 온실가스 감축로드맵 수정안에 따르면 2030년 전환부문의 온실가스 추가 감축량은 3410만톤인데 이 수치를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그대로 반영할지 아니면 조정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온실가스의 추가 감축은 석탄발전의 축소 및 가스발전의 확대로 귀결되기에, 비용증가에 대한 국민 수용성과 에너지안보 측면도 반드시 고려하면서 전환부문의 온실가스 추가 감축량과 석탄발전 비중을 확정해야 한다.

둘째, 경제성없는 노후 석탄발전소의 폐지에 따른 대체발전의 기준과 원칙을 서둘러 정해야 한다. 노후 석탄발전을 폐지하면 수급 안정을 위해 대체 가스발전 건설을 고려할 수 있는데, 이를 어떤 기준과 원칙에 따라 허용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아울러 허용한다면 용량증설도 인정할 것인지, 노후 석탄발전소가 원래 입지한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 짓는 것도 허용할 것인지 등도 결정해야 한다.

셋째, 경제성을 갖춘 노후 석탄발전소의 처리 방향을 정해야 한다. 국내 표준 석탄화력발전소의 경우 40년 이상 운영이 가능하며 해외 선진국에서는 60년 가까이 운영하고 있다. 30년이 경과했다고 석탄발전소를 무조건 폐지하게 되면 국가적으로 중요한 자산이 사라져 국민들이 그 부담을 지게 된다. 따라서 경제성을 갖춘 노후 석탄발전소의 경우 미세먼지 저감 환경시설을 강화하면서 실제 수명기간 동안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넷째, 성능개선사업의 기준 및 범위를 정해야 한다. 현재 총 14기(7.6GW) 규모의 석탄발전소에 대한 성능개선사업이 진행중이다.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통해 성능을 개선하면 석탄발전소의 수명이 연장된다. 그런데 이런저런 이유로 추후 가동을 못 하거나 가동률이 크게 낮아지면 발전사는 손해를 보게 되고 이는 결국 국민들의 부담으로 귀결된다. 따라서 연장된 수명만큼 가동을 보장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해서만 수명연장을 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성능개선사업을 중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다섯째, 잔여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석탄발전소에 대한 저탄장 옥내화사업을 재고해야 한다. 석탄연소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는 성격이 다른 비산먼지의 저감을 위해 폐지가 예정된 석탄발전소에 수천억원을 투자해 저탄장을 옥내화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엄청난 낭비다. 따라서 저탄장 옥내화로 인한 사회적 편익이 사회적 비용보다 큰 경우에 한해서만 저탄장 옥내화를 추진하고, 그렇지 않다면 펜스, 차단막 등을 이용하는 비용효과적인 수단을 사용하여 비산먼지 날림을 줄여야 한다.

환경문제 등으로 그 역할이 축소되겠지만 석탄발전은 당분간 값싼 기저 발전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일례로 에너지전환 선진국인 독일도 석탄발전 비중이 2018년 35.3%에 달한다. 우리 입장에서 석탄발전을 당장 퇴출시키기는 어려우며 그렇게 할 이유도 없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면서 당분간 우리와 함께할 석탄발전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정책학과 유승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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