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거창승강기밸리 등 베트남 진출 ‘본격화’
연평균 7% 이상 베트남 건설시장 ‘매력적’

국내 엘리베이터 기업들의 해외수출 시장으로 베트남이 떠오르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의 모습.
국내 엘리베이터 기업들의 해외수출 시장으로 베트남이 떠오르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의 모습.

신규분양 감소와 주택거래 위축 등 건설경기 침체를 돌파하기 위해 승강기 기업들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단연 주목받는 곳은 베트남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승강기제조사들의 수출 거점으로 베트남이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국내 1위 현대엘리베이터가 베트남 호아빈건설그룹(HBC)과 사업협력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은데 이어 승강기산업의 집약체인 거창승강기밸리가 최근 베트남 남탄주식회사(ST그룹 계열사)와 수출협약을 체결했다.

현대는 향후 HBC가 진행하는 건설프로젝트에 자사 제품을 전량 납품하는 조건으로 280억원을 투자해 HBC 주식을 취득(지분율 11.3%)했다. 2014년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베트남에 진출한 뒤 그동안 호아빈건설그룹을 파트너 삼아 여러 사업을 진행해 왔는데 이번 기회에 지분투자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거창승강기밸리는 지난 3월 한국형 표준모델인 ‘G 엘리베이터’를 선보인 바 있다. G엘리베이터는 승강기밸리 내 기업들에서 생산되는 주요 부품으로 제조되는 100% 국산 제품이다. 기업들의 소모적인 경쟁보다는 협업을 통한 상생․도약의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기업에 이어 중소기업까지 베트남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에 따른 건설시장 확대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글로벌기업들에 뒤지지 않는 품질에 이어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우리나라 승강기의 우수성도 매력적인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17년 베트남은 국내총생산 2239억 달러로 세계 45위에 그쳤지만 경제성장률은 6.8%로 세계 20위에 올랐다.

베트남은 2017년뿐 아니라 2015년 6.1%, 2016년 6.9% 등 매년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경제성장에 따라 고층건물도 늘고 있다. IMF에 따르면 베트남의 2019년 경제성장률은 지난해와 동일한 6.5%로 전망됐다.

특히 BMI 리서치는 2018∼2022년 베트남 건설시장이 연평균 7.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베트남 건설시장 규모는 태국과 싱가포르를 추월하고, 2027년 347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 베트남은 오티스 등 현대엘리베이터보다 역사가 오래되고 인지도 높은 글로벌업체들이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유럽, 북미시장 등과 달리 시장 확장성이 높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몇몇 중소기업들은 중국과의 저가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출보단 베트남에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베트남은 값싸고 풍부한 노동력, 지리적 이점, 정치적 안정성, 적극적인 투자유치 정책, 내수시장의 잠재력 등으로 인해 중국을 대체할 포스트 차이나로 각광받고 있다”며 “최근 들어 주택경기 침체와 더불어 국산 제품이 중국 저가제품에 밀려 가격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어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하고, 수출판로가 다양한 베트남에 생산시설을 옮기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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