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환경부・수자원公・두산重 MOU
경제성과 온산공단 반발 극복이 ‘관건’

지난 10일 서울시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기장 해수담수화시설의 가동 및 운영을 위한 업무협력 협약식’ 후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학수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조명래 환경부 장관, 오거돈 부산시장, 김성원 두산중공업㈜ 부사장.
지난 10일 서울시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기장 해수담수화시설의 가동 및 운영을 위한 업무협력 협약식’ 후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학수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조명래 환경부 장관, 오거돈 부산시장, 김성원 두산중공업㈜ 부사장.

지난해 1월 가동 중단한 기장 해수담수화 시설 재가동을 위한 업무협약이 체결됐지만 주요 수요처인 온산공단에서 반발하는 가운데 정책갈등과 또 다른 예산낭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0일 부산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서울시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환경부, 한국수자원공사, 두산중공업 간 ‘기장 해수담수화시설의 가동 및 운영을 위한 업무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해수담수화 물을 공업용수로 활용한다는 방안으로 부산시를 비롯한 4개 기관은 ▲생산된 담수를 산업용수로 활용 ▲공급량 확대를 위한 수요처 발굴 ▲기술개발 통해 유지관리 비용절감 ▲성공적 가동과 운영을 위해 해수담수화 클러스터 조성 기반 마련 등이다.부산시는 10년 이상 이어져 주민 숙원사업을 해결하고 ‘안전한 도시 부산’에 더 가까워지게 됐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기장군 대변리에 위치한 해수담수화 플랜트 시설은 2015년 준공되어 세계적 수준의 해수담수화 기술력으로 해외진출을 도모하기 위한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했지만, 방사능 검출을 우려한 지역 주민의 반대로 작년 1월 운영사인 두산중공업이 철수하며 전면 가동 중단된 바 있다.

오거돈 시장은 “시민의 심리적 불안을 해결하지 않고는 담수화를 식수로 활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식수를 제외한 다른 활용법을 찾기 위해 여러 기관이 머리를 맞대 비로소 오늘, 멈춰있던 시설의 가동을 위한 협약을 맺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또한 “해수담수화 시설이 과학적, 기술적으로 검증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므로,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들이 헛수고가 되지 않도록 협약에 참가하는 기관들과 협력해 획기적인 운영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조명래 환경부장관은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이되, 담수시설의 정상 운영을 위해 대안을 찾으려 실무진들의 많은 노력이 있어왔다. 오늘은 그 결실을 맺는 뜻 깊은 날”이라며 “오늘을 기점으로 담수시설의 정상화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하지만 1000억원으로 추산되는 광역상수도망 건설비용은 별도로 하더라도, 산업용수보다 3배가량 높은 생산단가와 수요처인 온산공단 입주 기업들의 반발 때문에 대안을 현실화 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래서 정확한 수요조사와 온산공단 측과 합의 없는 설익은 발표 때문에 정책 갈등을 조장하고 일을 그르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울산에서는 해수담수화 논의에 울산시는 빠져있다며 부산시가 울산시를 대화의 상대로 여기지 않는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울산의 한 언론은 “‘부·울·경 네트워크’ 운운하면서 어깨동무 사진을 즐겨찍던 오거돈 부산시장의 태도가 위선적 제스처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송철호 울산시장에게 긴장할 것”을 당부했다.

온산공단 기업 관계자는 “에쓰-오일의 경우 산업용수를 자체 정수작업을 거쳐 공장 내 음용수로도 사용하고 있는데 부산에도 사상공단 등 공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산시민들이 불안하게 생각하는 물을 울산으로 보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장에서 직장을 다니는 한 부산 시민은 “울산시의 반발은 충분히 이해된다며 온산공단에서는 이미 고급 공업용수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해결된 상태이기 때문에 정확한 수요조사가 선행됐는지 의심스럽다”면서 “부산시가 또 다른 방안을 찾던지 그것도 아니라면 그냥 시설을 해체하는 것이 추가적인 예산낭비도 막고 주민 불안을 확실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고 말했다.

기장 해수담수화시설
기장 해수담수화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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