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봉 호남본부장
최창봉 호남본부장

미세먼지가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재앙’의 하나로 꼽을 정도다. 일기예보에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를 살피는 것이 일과중 하나가 됐다.

지난 겨울, 한파가 닥치면 대기는 깨끗했다. 반대로 포근하면 공기는 미세먼지로 뿌옇기 일쑤였다. 미세먼지는 국외 영향만 있는 것도, 국내 영향만 있는 것도 아니다. 과학계는 겨울에는 중국발 요인이 크게 영향을 끼치고, 봄에는 국내 대기정체가 직접적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국내외 먼지가 한반도에 갇힌 상태에서 국내 발생원인 석탄 발전, 제철소, 경유차 운행 등이 계속된다. 환풍기 없는 흡연실에서 담배를 계속 피우는 꼴이다. 먼지의 농도는 지속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

미세먼지의 보다 근본적인 대책은 ‘바람’이다. 미세먼지가 중국발이든 국내발이든 바람만 잘불면 쌓이지 않을 텐데, 꼼짝을 못하니 농도가 짙어진다.

기상청에 따르면 초대형 산불이 발생한 지난 4일 강원도의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3㎍/㎥으로 '보통' 수준에 머물렀다. 불길이 오전까지 잡히지 않았던 5일에도 24㎍/㎥으로 비슷했다.

이는 나무 등을 태우는 '생물성 연소' 때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한다는 상식과 다른 결과였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바람이 미세먼지 농도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말한다. 화재가 발생하면 해당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매우 나쁨' 이상 오르는 것이 정상이지만 당일 강풍으로 미세 먼지가 빠르게 흩어졌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바람은 인간이 어찌해 볼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각국 배출원 규제는 그나마 '마음만 먹으면' 실행할 수 있는 대응이지만 이마저도 쉽지만은 않다. 여기서 탈경유, 탈석탄, 전기버스 도입, 경유세 인상, 동북아 각국의 협력 등이 거론된다.

극지방의 빙하가 녹으면 극지방과 유라시아대륙의 온도차가 감소해 유라시아대륙의 풍속이 감소한다. 즉 지구온난화가 대기정체 현상을 일으킨다. 고농도 미세먼지는 대기정체 영향이 크기 때문에 기후변화 대책이 곧 미세먼지 대책이다.

‘2050 탄소제로 사회’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더욱 과감한 에너지전환과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 정책이 필요하다. 학계는 배출권거래제 활성화, 탄소세 도입, 장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과 법제화 등의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미세먼지 대책으로 전기차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전기 생산과정은 전혀 친환경적이지 않다. 이에 따라 에너지를 적게 쓰거나 친환경 에너지 생산 정책을 우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동안 경제 발전에 치중하면서 녹지면적은 감소하고, 미세먼지는 일상화됐다. 앞으로 봄철 한반도에 공기정체 현상이 늘어나 고농도 미세먼지가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제 인간이 일상속 약간의 불편을 감수해야 할 때가 됐다.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우리 모두 힘을 모으자.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