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당혹 “시장 가격 너무 떨어져 사업 채산성마저 흔들”

현물시장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가격이 최근 6만원대를 기록하며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떨어진 현물시장 REC 가격이 하락세를 뚜렷이 보이고 있는 것이다.

현물시장에서 REC 가격은 2018년 상반기 10만원선에 머물렀지만 8월이 되며 9만원대를 기록, 10월에는 8만원선에 들어섰다. 이후 올해 3월 중순까지는 7만 4~5000원선을 지켰지만 이마저도 무너지면서 3월 28일 이후에는 6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4월 2일에는 6만7353원을, 4일에는 6만4419원을 기록한 것이다.

업계는 시장가격이 너무 떨어져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대기업 REC 판매 담당자는 “REC 거래량도 하향세인데다가 가격 역시 6만5000원대로 급격히 하락했다”며 “다수의 REC 판매자들이 당황한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 REC 거래물량은 지난달 중순과 비교해 급격히 하락했다. 지난달 12일과 14일 REC 거래량은 각각 11만6921REC, 15만9083REC로 급격히 증가했지만 이후 3월 21일(9만5006REC)을 제외하고 3월 19일부터 4월 4일의 거래량은 1만2560~2만6719REC선에 머물렀다. REC 가격도 크게 떨어져 2017년(평균 11만원 선)과 비교할 때 반토막 수준이 됐다.

이에 따라 REC 가격 하락의 원인이 단순 발전단가 하락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의견이 더해지고 있다. 한 태양광 발전소 운영자는 “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세계적으로 떨어지는 추세라고해도, 한국에선 입지나 인허가에 드는 비용은 여전한 상태”라며 “단순히 태양광 발전단가가 떨어져서 현물시장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라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지는 가격 하락에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자 등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이미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한 사업자나 예비사업자들은 REC 가격하락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사업 채산성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한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자는 “정부가 REC 가격 매매를 주식처럼 할 수 있다고 했지만, 계속해서 일방적인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며 “대기업과 발전의무사(공급의무사) 위주의 시장이 운영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전국태양광발전협회는 전력거래소와 REC 가격 하락에 대한 면담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홍기웅 전국태양광발전협회 회장은 “2017년도 REC 평균가격이 12만3000원”이라며 “이렇게 계속해서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두고 볼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이에 대해 “(REC) 공급이 많거나 수요가 적으면 자연히 가격이 떨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단순히 하나의 이유만으로 가격하락을 짐작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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