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폐기에서 전선과 고압케이블을 연결하는 금속체... 강풍으로 인근 숲에 불꽃 떨어져

강원도 고성산불의 원인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개폐기선과 가공전선을 연결하는 노후 인장클램프(데드앤드 클램프)가 주변 열기에 녹아내리면서 전선이 이탈된 후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인장클램프란 전선과 전선을 이어주는 금속체로, 압착을 통해 가공전선과 전주에 설치된 전기기자재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4일 오후 7시 17분경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이번 화재는 당초 전주에 달린 개폐기의 폭발로 추정됐으나 5일 오후 4시 한전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개폐기와 전선의 연결부분에서 불꽃이 발생해 화재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화재가 시작된 장소로 추정되는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한 주유소 맞은편 도로변 전주에는 개폐기가 있었다. 개폐기는 전주에 달린 일종의 차단기로 한전이 관리하는 시설이다.

해당 개폐기는 2004년 A사가 제조한 폴리머 개폐기이며, 이 지역에는 2006년 설치됐다.

한전은 4일 화재가 일어날 당시 강풍이 불자 개폐기에서 인출된 전선과 고압케이블을 연결하는 인장클램프가 녹으면서 고압케이블이 빠진 것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고압케이블에 흐르는 전류로 인해 1차 불꽃이 발생했고, 강풍에 의해 케이블이 움직이면서 아랫단의 저압전선에 닿으며 2차 불꽃이 일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장클램프가 녹아떨어지면서 불꽃이 발생, 인근 숲으로 번지면서 화재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인장클램프의 경우 연결된 지 10년이 넘어 노후화됐고, 염해로 인해 부식작용이 일어나면서 강한 바람에 제 역할을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전 관계자는 “개폐기 폭발은 없었고, 당시 개폐기는 정상적으로 작동해 이상을 감지하고 원격으로 전력을 차단했다”며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해당 개폐기와 관련 시설을 가져다 정밀검사를 하고 있다. 인장클램프가 어떻게 해서 녹았고, 화재로 이어졌는지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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