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을 주도 한지 200여년이 지난 지금, 영국은 저탄소 경제로 새로운 사회경제적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은 탄소배출을 급격히 줄이고,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미래세대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러한 전환을 추진하는 데에 있어서는 정치적 의지뿐만 아니라 투자를 늘리고 모든 산업분야의 혁신과 창조성을 촉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 고향인 런던은 ‘콩 수프 안개(pea-souper)’의 도시로 유명한데, 스모그가 너무 진해서 그 농도가 진한 수프와 비슷할 정도라는 뜻이다. 최악의 해였던 1952년은 가시거리가 몇 미터도 되지 않았고 불과 며칠 사이에 4,000명이 사망할 정도였다. 그 이후로 우리는 환경 질을 개선하려는 활동을 많이 해왔고, 런던 시장인 사디크 칸은 이의 일환으로 초 저공해 구역 (Ultra Low Emission Zone) 도입과 같은 새로운 정책들을 실행하고 있다.

현재 영국에서는 에너지 발전 분야가 빠르게 탈 탄소화 됨으로써, 교통 분야가 가장 큰 이산화탄소 배출원이 되었다. 교통 분야는 전세계 배출의 1/5를 차지하고 있고 도시의 대기질에 주요한 영향을 주고 있다. 이것이 영국이 Road to Zero 전략을 통해 교통 분야에서의 탄소배출제로의 미래를 선언한 이유이다. 영국의 목표는 모든 차량과 밴(van)들이 2050년까지 ‘배출제로’가 되는 것이다 - 야심찬 목표지만, 이룰 수 있다.

작년, 영국은 전세계적으로 이러한 전환을 추진하기 위해 여러 국가들의 힘을 모았다. 9월 버밍엄에서 열린 저탄소 차량 관련 국제컨퍼런스에 산업 전문가들과 정부 인사들을 초청하였으며, 제 24차 기후변화당사자회의 (COP24)에서 폴란드와 함께 e-모빌리티 이니셔티브 ‘Driving Change Together’를 발족했다. 이번 이니셔티브는 한국을 포함한 40여개 나라의 지지를 받았다. 참여국들은 스마트 인프라 네트워크에 투자 하고 친환경 차량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게 될 것이다.

교통 분야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혁신은 전체적인 저탄소 분야에서 필요하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기후행동회의 (Global Climate Action Summit)에서 영국 산업계, 연구자 그리고 기업가들은 가장 최신의 혁신능력을 보여주었으며 전 세계 파트너들과 그들의 기술과 경험을 공유하였다. 영국은 또한 에든버러에서 국제에너지기구 (IEA)와 함께 탄소포진활용저장 회담 (Carbon Capture, Utilisation and Storage Summit)을 개최, 이 중요한 저탄소 기술의 발전을 도모하였다.

경제적 이익은 명확하다. 영국에서 저탄소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총 460억 파운드 (67조원)의 규모로 90,000개의 기업들이 400,000여명의 직간접 고용을 이루어내고 있다. 전세계적으로는 농업, 건설 그리고 교통 분야의 저탄소 전환 역시 성공적이다.

저탄소 산업은 런던 금융 특구의 금융, 법률 그리고 보험 서비스를 포함한 전문 서비스 산업들에 의해 지원받고 있다. 최근 런던 금융 특구 시장 (Lord Mayor of London)은 그린 파이낸스 분야의 협력 기회를 알아보기 위해 서울을 방문하기도 했다. 런던에는 지속 가능한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동원하기 위한 그린 파이낸스 이니셔티브가 많이 있다. 영국 정부의 녹색투자은행은 100개의 녹색 인프라 프로젝트를 지원했고, 2017년에 성공적으로 민간 소유로 전환되었다. 런던증권거래소는 현재까지 200억 파운드 (29조원)의 ‘녹색 채권’ 을 발행했다. 이 중 몇 개는 한국 은행들에 의해 발행되었다. 한국에서도 ‘녹색 채권’ 이 발행 된 것을 보고 매우 기뻤는데, 앞으로 더 많이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위와 같은 이유를 근거로 오늘날 런던은 친환경적인 자본과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당연히 가고자 하는 도시가 됐다.

친환경 이니셔티브를 지원하기 위해 영국 정부는 정부 산업 전략의 큰 틀 안에서 사업, 금융계와 함께 일하고 있다. 영국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의 저탄소 혁신을 지원하지 위해 25억 파운드 (3.6조원)의 투자를 약속했다. 메이 총리는 또한 저탄소 차량 기술의 연구개발에 1억600만 파운드 (1534억원) 지원을 발표했다. 산업계가 약속한 5억 파운드 (7240억원)와 합하면 이 모든 지원금은 1000개의 새로운 친환경 일자리를 탄생시킬 것이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한국의 파트너들과도 뜻을 같이 한다. 다음 한 달간 주한영국대사관은 친환경 산업의 이점을 강조하기 위한 Green is GREAT 캠페인을 진행한다. 우리는 에너지 전환과 그린 파이낸스 전문가들을 한국에 초청하여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할 예정이다. 한국에너지공단과 함께 해상풍력발전에 관한 세미나를 주최하고, 재규어 랜드로버와 함께 전기차 로드쇼도 진행 할 예정이다. 재규어 랜드로버의 전기차는 서울 모터쇼에서도 볼 수 있다.

우리는 영국의 경험과 전문성이 한국의 저탄소 에너지 전환과 대기질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기술적, 사회적 전환은 정부 정책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더 방대하고 창의적인 민간 투자와 혁신은 저탄소 전환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영국과 한국 기업들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 흥미로운 친환경 산업에서 큰 경제적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기회가 우리 자녀들이 숨 쉴 공기를 개선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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