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희 기자
이석희 기자

전 세계 지능형검침인프라(AMI) 시장이 커지고 있다.

최근 KDB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AMI 시장규모는 2017년 159억달러에서 2020년 250억달러로 약 1.6배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유럽은 2020년까지 전체 전력량계의 약 80%를 AMI로 구축하기로 해 더 큰 성장이 예상된다. 아시아·태평양 시장만 해도 41억달러에 달한다.

AMI의 핵심은 전기사용량을 측정하는 전력량계다. 하지만 전기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력량계 수출액은 2018년 1월 기준으로 약 300만달러에 불과하다.

전력량계의 수출을 가로막는 원인으로는 국가마다 표준이 달라 대응이 쉽지 않고, 연구·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우리나라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낮다는 점 등이 꼽힌다.

제품의 표준규격이 다르면 금형을 새로 제작해야 하고, 설계방식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용이 높아져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경우 민수시장과 달리 관수시장은 한전을 중심으로 규격개발이 이뤄지고 있어 기업들은 한전의 요구를 충족하는 ‘맞춤 생산’에 익숙해져 있다.

대부분의 제조사가 중소기업이고, 판로가 안정된 한전시장에서 활동하다보니 굳이 기술개발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것도 수출한계로 지적된다.

또 전력량계 시장이 연간 1000억~2000억원에 불과해 대기업들이 일찌감치 손을 뗀 것도 연구·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분산전원이 늘면서 에너지관리를 위해 스마트미터의 역할과 활용성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앞으로는 스마트미터 후단에 전기차, 태양광발전 등 다양한 분산전원이 연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서 파생되는 서비스시장은 기존 제조 산업 규모를 능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AMI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고, 관련 시장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젠 우리나라도 기업들의 능동적인 기술개발과 수출판로 개척이 요구되고 있다. 국제경쟁력을 갖춘 ‘똘똘한’ 기업 하나가 산업을 리드할 수 있다.

스마트미터시장도 이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